트럼프 장남, 러 인사와 회동 의혹 불붙자 "위원회 출석해 회동 경위 증언하겠다"

트럼프 장남, 러 인사와 회동 의혹 불붙자 "위원회 출석해 회동 경위 증언하겠다"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측 인사의 만남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아제르바이잔 출신 러시아 팝스타 에민 아갈라로프가 주선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미 대선 기간 러시아와 트럼프 캠프의 '공모' 의혹에 트럼프의 장남과 러시아 팝스타까지 얽혀들면서 복잡해지는 형국입니다.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당국과 연관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가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회동한 것은 지난해 6월 9일.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 지명된 지 2주 뒤였습니다.

이 사실을 최초 보도한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 측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로 약속하면서 이 회동이 성사된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모임에는 당시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함께했습니다.

WP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이 변호사의 회동은 러시아 팝스타로, 푸틴 대통령과 관계가 있는 에민 아갈라로프의 주선으로 이뤄졌습니다.

아갈라로프의 홍보담당자인 로브 골드스톤은 WP에 아갈라로프의 요구로 트럼프타워에서 만남을 주선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아갈라로프와 그의 부친이자 모스크바의 부동산개발업자인 아라스 아갈라로프는 2013년 러시아에서 열린 트럼프의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후원했습니다.

이어 이들 부자는 모스크바에 트럼프의 이름을 딴 타워를 짓기 위한 예비 계약을 트럼프와 체결했지만, 트럼프가 대선에 출마하면서 계약이 보류됐습니다.

이처럼 의혹이 커지자 트럼프 주니어는 상원 정보위에 출석해 회동의 경위를 증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트위터에 "내가 아는 모든 것을 전하도록 기꺼이 위원회와 함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주니어는 성명에서 지인의 요청으로 그 모임에 나갔을 뿐이며, 당시 베셀니츠카야 변호사가 러시아와 관련된 몇몇 개인들이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자금을 대고 있다는 정보를 언급했지만, 너무 모호하고 구체성이 없는 무의미한 정보였다고 해명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 대선 기간 러시아 인사와의 회동과 관련한 의혹을 의회에서 설명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의 직계 가족이 처음으로 의회에서 증언하는 장면을 볼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찰스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상원 의회 발언에서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인사와의 회동에 따른 내통 의혹에 대해 "관련 언론보도들은 적어도 더 자세한 조사를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슈머 원내대표는 "트럼프 주니어는 의회 증언을 통해 왜 트럼프 정부의 최고위급 인사 3명이 정적에 대한 정보를 받으려고 러시아의 정보통을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는지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