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겠다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가 역설적이게도 '가장 신중한(most cautious) 최고경영자(CEO)'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가장 덜 신중한(least cautious) CEO'로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꼽혔다.
미국 CNBC는 직업커리어 자문기업 페이사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CEO 11인이 연설문, 에세이, 저서, 인터뷰 녹취록 등에서 드러난 개인 성격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이사는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의 성격분석 개발도구(API)를 활용해 신중함 평가를 진행했다. 최소치는 0.0점, 최대치는 1.0점으로 설정된 이번 평가에서 머스크는 0.96점을 받아 0.95점의 척 로빈스 시스코 CEO를 제치고 가장 신중한 CEO로 꼽혔다.
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은 0.91점을 받아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이어 빌 게이츠 MS 창업자와 버지니아 로메티 IBM CEO(0.90점), 맥 휘트먼 휴렛팩커드(HP) CEO(0.89점)가 중위권을 형성했다.
그 밑의 팀 쿡 애플 CEO(0.85점),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0.75점)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아 덜 신중한 CEO로 분류됐다. 반면 저커버그는 0.73점을 기록해 같은 점수를 받은 래리 페이지 알파벳 CEO와 함께 가장 덜 신중한 성격을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실리콘밸리에서도 손꼽히는 과감한 도전정신으로 '아이언맨'이란 별명이 붙은 머스크가 가장 신중한 CEO로 평가된 것은 의외의 결과다. 미국 포천지는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겠다는 야망을 가진 CEO(머스크)를 묘사할 때 '신중함'을 먼저 떠올리는 일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페이사는 왓슨을 통해 11명의 CEO들이 쓴 글에서 개인당 2500개 이상의 단어를 추출해 분석했다고 밝혔다.
왓슨은 이같은 작업을 위해 특정 단어를 하나의 성격적 특질과 연관지어놓은 '사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뒀다. 분석할 텍스트가 입력되면 사전이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왓슨이 단어들을 분류한다. 예를 들어 긍정, 평화와 같은 단어는 '낙관성'과 연결짓는 식이다.
페이사는 신중함 외 다른 기준으로도 CEO들의 순위를 매겼다. 상상력 평가에선 쿡이 잡스의 후계자 답게 0.61점을 받아 1위에 등극했다. 베저스가 0.54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저커버그와 나델라는 0.20점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나델라는 적극성 평가에서 0.92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게이츠가 0.90점으로 2위, 저커버그가 0.87점으로 3위에 올라 뒤를 이었다. 머스크는 이 평가에서 0.32점으로 꼴찌를 기록했다.
가장 비타협적인 CEO를 뽑는 평가에선 저커버그가 0.17점으로 1위였다. 게이츠가 0.13점으
이타성 평가에선 베저스·쿡·휘트먼이 0.98점으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엘리슨은 0.83점으로 가장 낮은 위치에 머물렀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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