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서 '크루아상' 만들었다고 체포된 제빵사…왜?
↑ 사진=연합뉴스 |
경제난에 따른 빵 부족 사태로 '빵 전쟁'을 치르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크루아상이나 브라우니 등 '고급' 빵을 만든 제빵사들 4명을 체포했습니다.
16일(현지시간) 미 일간 마이애미헤럴드 등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번 주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빵집 700곳 이상에 조사관과 군인들을 보냈다며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이들이 체포된 이유는 정부가 정한 밀가루 사용 규정을 어겼기 때문입니다. 베네수엘라 정부 생산 규정을 보면 밀가루의 90%를 바게트 등 일반 빵을 만드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10%만 케이크 등 고급 빵을 만드는 데 쓸 수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제빵사 2명이 햄이 든 크루아상 등 달콤한 빵에 밀가루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한 혐의로 붙잡혔습니다. 또 다른 제빵사 2명은 사용 기한이 지난 밀가루로 브라우니를 만들었다가 체포됐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밀을 전량 수입해 제분소에 보내 가공한 뒤 빵집 등에 배분하며, 빵집은 정부가 제시한 생산 규정을 준수해야 합니다.
올해 들어 베네수엘라에서는 빵집 앞에 몇 시간 동안 줄을 서야 빵을 가까스로 구하는 등 빵 부족 사태가 심각해졌습니다.
빵집 주인들이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값싸고 양 많은 바게트 스타일 빵 대신 크루아상 등 고급 빵을 규정보다 더 만들어 팔아 빵 부족 사태가 일어난다는 게 베네수엘라 정부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제과업계 단체 '페비판'은 빵집의 80%는 밀가루 재고가 바닥났으며, 나머지 20%도 월 정규 밀가루 배급량의 10%
이들은 또 적은 밀가루로 일반 빵만 만들어 팔면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유가 폭락과 정부의 생산·외환 통제정책,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식량은 물론 생필품과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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