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권 '친족 중용'…유대인 출신 사위가 중동정책 자문
↑ 사진=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백악관 선임 고문을 맡게 된다고 NBC 방송, AP통신 등 미국 언론이 9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내정 사실을 발표하며 쿠슈너가 "선거와 정권인수 과정에서 엄청난 자산이자 신뢰할 만한 조언자"였다고 표현했습니다.
쿠슈너는 주로 무역과 중동정책에서 정책을 자문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쿠슈너가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략과 메시지, 의사소통 등에 대해 조언하는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내정자,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고문 내정자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동시에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와 같이 백악관의 일상 업무를 관리하는 역할도 맡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쿠슈너가 공식 직책까지 맡게 되면 트럼프 정권의 명실상부 '최고 실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백악관 선임 고문'이라는 쿠슈너의 직책명은 바뀔 수 있다고 익명의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장녀 이방카의 남편이자 대선 1등 공신인 쿠슈너를 중용할 것임을 여러 차례 내비쳤습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NYT를 방문한 자리에서 "쿠슈너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그에게 중책을 맡길 것을 시사했습니다.
올해 36세로, 2009년 이방카와 결혼한 쿠슈너는 정통 유대교 신자이자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입니다.
하버드대학 사회학과, 뉴욕대 로스쿨을 졸업한 수재입니다.
2007년 미국에서 가장 비싼 건물인 뉴욕 맨해튼 5번가의 2조 원 상당의 빌딩을 사들여 주목받은 데 이어 주간지 '뉴욕옵서버'를 인수해 언론계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그러나 공직 경험은 전혀 없습니다.
침착하고 겸손한 인물로 알려졌으며 대선 기간 정권 인수위 구성을 담당한 트럼프 캠프의 막후 수장이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가 대선기간 '조언자'이자, 정보를 통제·관리하는 '게이트 키퍼'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AP는 친족등용 금지법이 쿠슈너의 백악관행(行)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이날 하원 법사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6명이 법무부와 정부윤리청에 쿠슈너의 지명과 관련해 친족등용 금지법 위반과 이해상충 우려가 없는지 검토해달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제출했습니다.
앞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3년 취임 후 아내 힐러리 클린턴에 건강보험 개혁 업무를 맡겼다가 논란을 불러온 바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쿠슈너 측 제이미 고렐릭 변호사는 이날 이메일 성명에서 백악관에 들어가는 쿠슈너가 이해충돌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쿠슈너 가족 부동산회사의 최고경영자(CEO)와 '뉴욕옵서버'의 발행인 자리에서 물러나고 모든 자산도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윤리자문 변호사를 지낸 노먼 아이젠은 쿠슈너의 백악관 선임 고문 지명이 친족등용 금지법에 저촉된다고 보지는 않지만, 쿠슈너가 급여를 받지 않더라도 "애매한" 측면이 있
아이젠은 또 쿠슈너의 기업지분 정리 결정은 그동안 본인의 기업지분 처분을 꺼려온 트럼프 당선인에게 압박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이방카는 백악관에서 공식 직책은 맡지 않고, 당분간 가족들의 워싱턴 정착이 집중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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