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중국대사관이 한국인에 대한 상용 복수비자 발급을 사실상 중단했다. 주한 중국대사관측이 복수비자 발급을 중단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일시적인 중단인지 여부도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는 상태다. 최근 한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를 결정한 이후 중국 정부와 여론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갑작스레 불거진 이번 비자발급 제한 조치에 대해 한국에 대한 보복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복수의 중국 비자발급 대행업체에 따르면 이날부터 중국 복수비자 발급 업무가 잠정 중단됐다. 지난 2일 오후 7시께 중국 대사관은 이들 업체들에게 중국 복수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한다고 전화 등 구두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국비자 발급대행 업체 관계자는 “2일 갑작스럽게 중국대사관이 복수비자 발급을 중단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공문이나 앞으로 계획 등에 대한 언급이 없어 당분간 복수비자 발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비자발급 업무 일부를 대행사에 일임하고 있다. 한국 국민이나 여행사가 대행사에 비자를 신청하면 대행사가 중국대사관을 통해 비자를 발급받아 전달하는 식이다. 갑작스러운 통보를 받은 대행업체들은 이같은 복수비자 발급 중단 소식을 급하게 공지했다.
비자발급 대행 업체인 비자뱅크는 이날 홈페이지에 ‘2016년 8월 3일부터 중국상용비자 중단’이라는 공지문을 통해 “중국 상용비자에 필요한 초청장대행 중단으로 8월 3일부터 모든 상용비자발급이 중단되었습니다. 관광비자 또는 별지비자로 신청해야 합니다.”고 안내했다. 더불어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드 문제 영향도 중단 이유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국내 여행사도 중국 상용 복수비자 발급이 잠정 중단된 사실을 일제히 공지했다.
복수비자는 특정 기간(일반적으로 1년) 안에 횟수에 제한 없이 중국을 드나들 수 있도록 허가하는 비자다. 중국을 상대로 사업을 하는 기업인이나 유학생, 연예인 등이 복수비자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중국을 여행하는 여행객들은 1차례 중국에 입국할 수 있는 ‘단수비자’를 취득한다.
중국이 한국인에 대한 복수비자 발급을 중단한 것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보안상의 문제로 중단한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한국 외교당국은 현재 이같은 상황을 부인중이다. 외교부의 한 당국자는 “일부 여행사가 그간의 잘못 등으로 일정 기간 비자발급 대행 업무를 제한 받는 경우는 있을 수 있지만 중국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비자발급을 제한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한 중국대사관은 어느 정도 제한한 사실을 시인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복수비자 발급 중단은 아니고 그냥 절차를 엄격히 한 것이고 그동안 여행사를 통해 남발됐던
■ <용어설명>
▷단수비자·복수비자 : 단수비자는 비자유효기간 안에 1회에 한해 해당 비자 발행 국가를 다녀올 수 있는 반면, 복수비자는 유효기간 중 횟수에 상관없이 해당 국가를 다녀올 수 있는 비자를 말한다.
[안두원 기자 /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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