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지도부와 경제 전문가들이 참여해 내년 거시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가 18일 베이징에서 개막했다.
90년대 이후 경제성장률이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열리는 이번 회의에선 글로벌 리스크에 대응하고 성장불씨를 살려내는 방향으로 논의가 집중될 전망이다. 경제공작회의는 매년 12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공동 개최하는 행사로 그해 경제성과를 평가하고 이듬해 거시적 경제 운용계획을 세우는 자리다.
인민일보를 비롯한 중국 관영매체들은 올해 경제공작회의 최우선 의제로 공급개혁을 꼽았다. 이번 회의에 앞서 지난 14일 시진핑 중국 주석 주최로 열린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도 철강 등 과잉생산에 허덕이고 있는 제조업부분의 과잉공급 해소 등에 초점을 맞춘 공급개혁을 내년 거시경제 정책 최우선 과제로 정한바 있다. 지금까지 고속철 건설, 금리인하와 같은 수요측면에 집중해온 지도부가 정책 중심을 공급개혁으로 이동한다는 의미다.
당 지도부는 “기업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 공급측면 개혁을 실행해야 한다”며 “역량을 갖춘 기업은 육성하고 부실기업은 도태시킨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최근 열린 국무원회의에서도 3년이상 적자기업, 오염유발기업, 에너지 과소비기업 등 구체적인 구조조정 기준이 제시됐다. 좀비기업 퇴출을 유도하는 한편 에너지,인터넷,로봇 등 신성장동력에 대해선 지원을 확대, 공급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또 기업 활성화를 위해 감세, 가격자율화, 규제완화, 시장개방 등의 조치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국무원과 발전개혁위원은 최근 잇달아 전력산업을 비롯해 독과점 분야 시장개방과 가격체계 개혁 방침을 밝힌바 있다.
경제성장률 목표치도 이번 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7.0% 전후’성장률을 목표치로 설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 경기하향 압력 등 대외환경이 불안하지만 중국 13차5개년 계획을 달성하려면 내년과 후년까지는 7% 안팎 성장률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열린 18기5중전회에서 공산당 지도부는 내년부터 5년간 평균 성장률 목표치로 6.5%를 제시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6.8%를 제시해 중국 정부가 6.5~7.0% 사이 목표치를 제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철강, 시멘트 등 원자재업종 동반침체를 야기하고 있는 부동산시장 침체도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중국은 올들어 다주택자와 외국인 등에 대한 대출제한을 푸는 등 일부 규제를 완화했지만,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에만 온기가 돌고 있다. 지방 도시들은 여전히 미분양 물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일간 북경상보는 18일 “경제성장률 제고와 도시화를 위해선 부동산시장 부양이 필수”라며 “경제공작회의에서 미분양 물량 해책이 제시될 것”이라고 보도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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