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항공기를 고도나 위치에 상관없이 위성으로 24시간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다. 작년 3월 일어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실종사건 재발을 미연에 막자는 취지다.
AP통신은 11일(현지시간) UN 산하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주관으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전파통신회의(WRC) 참가국들이 오는 2017년까지 위성으로 항공기를 추적할 수 있도록 통신장치 변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민간 항공기는 이른바 ‘방송형 자동 종속감시(ADS-B)’ 장치를 이용해 신호를 지상 기지국에 보내 위치를 알렸다. 이로 인해 신호가 닿지 않는 먼 바다 위를 날거나, 고도가 낮아 신호가 지형에 막힐 경우 위치를 알아내기 어려웠다. 신호가 잡히지 않는 구간만 지구 전체 면적의 70%에 달하기 때문이다.
회의 참가국들은 전파 스펙트럼 일부를 위성을 통한 항공기 추적에 따로 할당하기로 했다. 앞으로 항공기들은 배정된 주파수를 통해 신호를 위성에 보내고, 위성은 이를 포착해 항공기를 실시간 추적하게 된다. ITU는 공식 성명에서 “ADS-B 신호가 닿는 범위를 우주까지 늘려, 항공기가 바다 한가운데나 극지처럼 먼 곳에 있더라도 위치를 알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 계기가 된 사건은 작년 3월 있었던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MH370편 실종사건이다. 239명 승객을 싣고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다 실종된 이 항공기는 아직까지 그 위치가 오리무중이다. 사건발생 직후 말레이시아는 ITU에 실시간으로 항공기를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마
회의에 참석한 데커 안스트롬 미국 대표는 “이번 조치가 (MH370처럼) 항공기가 지상 기지국 감시에서 사라지는 상황을 막아 줄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각국이 인명 보호를 위해 ITU 절차에 따라 협력한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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