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배기 시리아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의 비극적 사망 사진으로 유럽 국가들이 난민 문제 해결에 나선 가운데 세계 재벌들도 ‘제2의 쿠르디 사건’을 막겠다며 모범적 행동에 나서 눈길을 끈다.
핀란드의 백만장자 총리 유하 시필레 핀란드 총리(53)는 자신의 집을 난민들에게 내주기로 했다고 A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보통신(IT) 기업인 출신인 그는 총리직 수행을 위해 핀란드 중부 킴페레에서 수도 헬싱키로 이사했다.
그는 현재 비어있는 킴페레의 집을 내년 1월 1일부터 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시필레 총리는 핀란드 방송 M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난민문제 해결을 위해 각자 뭘 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모든 일을 사회가 하도록 맡기기는 쉽지만, 한계가 있는 만큼 더 많은 시민이 스스로 행동할수록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핀란드 망명 신청자는 작년 3600명이었는데 올해는 3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집트의 통신재벌인 나구이브 사위리스 오라스콤 회장도 난민을 위해 이탈리아와 그리스의 섬을 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그리스나 이탈리아가 섬을 팔면 이곳에 난민들을 수용해 직업을 제공하면서 그들만의 새로운 나라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스나 이탈리아 인근 섬들은 1000만달러에서 1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사위리스 회장은 그리스나 이탈리아 정부와 접촉해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 지중해의 몰타섬에 사는 크리스토퍼 카트렘본 부부도 사재를 털어 난민들을 구출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해상난민구조센터(MOAS)를 만들어 지금까지 1만명 이상의 난민들을 구했다.
이같이 민간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상류층의 모범적 공헌)까지 일어나자 유럽 국가들도 난민구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정부는 헝가리를 통해 오는 난민을 제한 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양국 정부는 하루 최고 1만 명의 난민이 들어올 것으로 내다봤
프랑스는 난민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시리아 내 IS를 격퇴하기 위한 공습을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를 위해 미군 주도의 연합군 공습에 참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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