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 흑인 청년이 백인 경관의 총에 사망한 이른바 퍼거슨 사건 1주년을 맞아 시위가 격화되면서 또다시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1년전 사망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의 친구가 시위 과정에서 경찰 총에 맞아 위독한 상태에 놓이면서 흑백갈등은 다시 고조되고 있는 양상이다.
11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스티브 스텡어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행정 책임자가 폭력사태가 발생한 퍼거슨시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퍼거슨 사태 1주기인 지난 9일부터 퍼거슨시는 전국에서 모여든 시위대로 아수라장이 됐다. 시위 초기에는 평화적인 행진에 그쳤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폭력화해 10일 새벽부터는 경찰과 대치해 총격전이 벌어졌다.
존 벨머 세인트루이스카운티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시위대가 대치하던 경찰에 돌과 물병 등을 던지다가 상가 주변에서 총성이 들려 발포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포 용의자가 길을 건너 경광등을 켠 경찰차에 있던 사복경찰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고, 응사에 나선 경찰 4명이 추적에 나서 막다른 골목에서 용의자를 총으로 쏴 검거했다”고 덧붙였다.
용의자는 지난 해 백인 경관의 총에 사망한 브라운과 친한 친구 타이런 해리스 주니어로 밝혀지면서 시위대의 감정은 더욱 격화됐다. 검찰은 해리스에 대해 무장 범죄와 경찰을 상대로 한 1급 폭행 등 10개 혐의를 적용해 엄벌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리스의 가족은 현장에 있었던 어린 목격자들을 앞세워 “경찰이 아들을 모함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현재까지 심야 총격으로 경찰 3명을
미국 법무부는 경찰, 시위대를 막론하고 지역공동체를 겨냥한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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