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공화당의 경선 레이스 막이 6일(현지시간) 올랐다.
역대 최대 규모인 17명이 뛰어든 공화당 경선 주자 가운데 참석을 통보 받은 여론조사 상위 10명의 후보는 이날 오후 9시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도심 농구경기장인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열린 폭스뉴스 주최 첫 TV토론에 참석했다.
공화, 민주 양당을 통틀어 처음 열린 이날 TV 토론회는 14개월 대선 레이스의 사실상 첫 관문으로 ‘컷오프’의 성격을 띠었다.
폭스뉴스가 이미 전국단위 여론조사를 통해 지난 4일 하위 7명을 ‘마이너 리그’로 강등한 데 이어, 이날 경합주인 오하이오 주의 클리블랜드 토론회를 계기로 10명의 후보 중에서도 옥석이 가려질 전망이다.
예상대로 ‘막말’과 ‘기행’으로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달려온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경쟁자들의 공격에 거침없는 좌충우돌식 언변으로 맞서자 연방 좌중의 폭소와 야유가 터져나오는 등 가장 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그의 질주가 이어질 것이라는 언론의 전망이 나왔다.
무대의 정중앙에 선 트럼프는 토론이 시작되자 마자 “최종 경선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후보는 손을 들라”는 진행자의 요청에 유일하게 손을 들어 “내가 아닌 다른 후보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다면 내 입장에서는 ‘그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단언할 수 없다”면서 “현 시점에서는 (경선결과 승복) 약속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선 패배시 제3당 또는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를 두고 CNN은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토론회의 물을 흐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진행자인 여성앵커 매긴 켈리가 “당신은 트위터에서 당신이 싫어하는 여자들을 뚱뚱한 돼지나 개, 속물, 그리고 역겨운 동물로 불렀다”며 여성 비하 발언을 거론하자 (동성결혼을 한 거구의 여성 코미디언인) 로지 오도넬한테만 했다“고 맞받았다.
또 경쟁자인 랜드 폴 의원이 ”그간 정치인을 매수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하자 “당신한테도 많은 돈을 주지 않았느냐”고 폭로했다.
특히 그는 멕시코 불법이민자들을 성폭행범에 비유했던 과거 발언에 대해 “내가 이를 언급하기 전에 누구도 신경쓰지 않았던 문제”라며 “미국의 어리석은 정치인들이 불법이민 문제를 잘 다루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거듭 “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어리석다. 그러나 멕시코 정부는 훨씬 영리하고 교활하다. 그들은 나쁜 사람들을 국경 너머로 보낸다”며 “왜냐하면 그들을 보호하고 돈을 주지않기 위해서이다. 왜 미국의 어리석은 지도자들이 그들을 돕는가. 그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처음부터 불꽃튀는 공방이 벌어졌는데 트럼프가 물러서지 않았다”는 관전평을 내놓았고, CNN은 “이날 프라임타임 토론회는 트럼프에게 중대한 순간이 됐으며 그의 존재는 더욱 주목을 끌게 됐다”고 평가했다.
CNN은 “이미 앞서나가는 트럼프가 첫 TV토론에서 폭발적인 토론을 했다”며 “트럼프의 리얼리티쇼가 목요일 밤 오하이오 주에 굉음을 울렸다”고 덧붙였다.
반면 2∼3위 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트럼프의 양 옆에 서 상대적으로 이목을 끌지 못했다. 부인이 멕시코인인 부시 전 주지사는 불법이민자 문제에 대해 “미국으로 오는 다수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옹호했다.
앞서 오후 5시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 하위 7명의 ‘마이너 리그’에서도 주자들은 ‘트럼프 때리기’에 주력했다.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는 트럼프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가 보수주의보다는 명성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여성 후보인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는 “나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지 못했다”며 트럼프가 최근 민주당 소속인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사실을 비꼬았다.
마이너 리그 경쟁에 대해 언론은 대체로 피오리나 전 최고경영자가 1위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첫 토론회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토론장 인근 호텔의 방은 몰려든 공화당원을 비롯한 외지 방문객들로 예약이 동이 났다. 퀴큰론스 아레나는 몰려든 청중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토론장 주변과 내부 프레스센터에서는 AP·로이터·블룸버그 통신과 CNN,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연합뉴스, 신화, 교도 등을 비롯한 전 세계 유력 언론사의 기자들 수백 명이 집결해 심야까지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민주당도 오는 10월 13일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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