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는 글로벌 저금리 상황에서 일본 채권투자 자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환차익을 기대할 수있는 미국 국채시장으로 대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HSBC는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일본 채권투자자들이 일본 국채시장에서 2017년까지 5,000억달러 규모의 뭉칫돈을 인출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이처럼 일본 국채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의 60%에 달하는 3,000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이 미국 국채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이어진 일본계 자금의 미국 국채 매입규모의 두배에 달하는 수치다. 일본계 자금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규모는 1조2,300억달러로 중국(1조2,400억달러)에 이어 2위다. 하지만 HSBC가 전망하는 수준으로 일본계 자금의 미국 국채 매입이 이어질 경우, 일본과 중국의 순위가 바뀔수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 80년대에도 일본 자금이 미국 국채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바 있다. 당시 일본 제조업이 세계시장을 석권하면서 무역흑자가 급증, 넘쳐나는 달러를 주체하지 못하고 미국 국채를 대거 사들였다. 하지만 최근 일본계 투자 자금의 미국 국채매입은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국채 수익률을 따먹기위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선진7개국(G7) 국채금리 평균보다 1.2%포인트 높다. 지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금리 프리미엄이다.
지난 2013년 4월 일본은행(BOJ)이 20년간 이어진 경기침체 사슬을 끊기 위해 대규모 양적완화 시행에 들어간 이후 일본 국채금리는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0년물 일본 국채금리는 0.4%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반면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2.1%수준이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비교하더라도 일본 국채 대신 미국 국채를 사들이면 5배 이상의 수익을 더 낼 수 있다. 미국외에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선진 국채시장으로 유럽이 있지만 수익률면에서는 일본 국채에 투자하는 것과 별반 다를게 없어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기 힘들다. 유럽중앙은행(ECB)발 양적완화(QE)시행 여파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10년물 독일 국채(분트) 금리는 지난 13일 현재 0.259%까지 떨어져 일본 국채금리 보다도 낮다.
수익률외에 달러강세에 따른 환차익도 거둘 수 있다. 미국 경제 회복 모멘텀 강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달러강세가 추세적으로 진행될 개연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높은 국채수익률에 덤으로 달러강세에
노무라홀딩스의 존 고먼 달러·금리 트레이딩 헤드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주변환경이 모든 투자자들을 더 높은 수익을 찾아 일본 국채시장에서 떠나도록 만들고 있다”며 “미국 국채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