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정찰기 '드론'이 일자리 파괴자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서는 유인기 조종사들의 일거리를 차지하고 일본에선 조만간 공사현장에서 불도저 등 특수장비 운전자의 일자리까지 속속 침투할 전망이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이하 WSJ)에 따르면 코마츠 일본 건설장비 제작 회사는 조만간 무인 정찰기 드론과 무인 불도저를 고령화로 인해 노동인력이 부족한 일본 건설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건설현장 자동화를 통해 인간 대신 기계가 일 함으로써 생산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아키노리 오노데라 코마츠 회장은 "오는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을 포함해 앞으로 수많은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건설현장 자동화는 불가피하다”고 이날 강조했다.
드론은 건설현장을 하늘에서 촬영한 뒤 정보를 컴퓨터로 전송해 현장지형을 3D 모델로 제작한다. 무인 불도저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작업에 착수한다. 사람은 기계가 움직이는 노선 감시와 필요시 기계를 수동으로 조작하는 역할만 수행한다. 오노데라 회장은 "우리는 일의 효율성을 개선해야한다”며 드론과 무인 불도저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코마츠에 드론을 공급하는 크리스티안 산즈 스카이캐치 CEO는 드론을 통해 "비용 절감과 안전한 노동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코마츠는 중장비 판매 사업과 더불어 고객에게 드론과 무인 불도저를 대여해 주고 가동시켜주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오노데라 회장은 "우리는 (건설현장 자동화)가 큰 잠재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미래의 일자리 현장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WSJ는 요즘 미국에서 드론이 공중에서 농약을 살포하고, 영상을 촬영하고, 사진을 찍고 있는 등 상업적 활용폭이 넓어지면서 유인기를 모는 조종사들의 밥그릇을 빼앗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척 보일 국제전문공중촬영사진사협회(PAPAI)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건설회사와 같은 고객사들이 우리 대신 드론을 활용해 공중 촬영을 하면서 협회 회원들이 일자리를 많이 잃었다”고 말했다. 어떤 헬리콥터 촬영기사는 아예 1만5000달러(약 1600만원)를 들여 본인이 사용할 드론을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유인기 조종사들은 일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단체행동
하늘 위에서만 아니다. 미국의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은 작년 블랙프라이데이 세일때 물류창고정리에 지상용 드론을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아마존은 조만간 택배배송에도 드론을 활용할 방안을 연구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지용 기자 / 박은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