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단의 거목 박경리 선생이 향년 82세로 별세했습니다. '토지'로 응축된 그녀의 문학은 해방 이후 한국 문단의 발자취 그 자체였습니다.
임동수 기자입니다.
1897년 하동 평사리의 명절날 놀이 소리에서 시작해 1945년 광복의 만세 소리로 끝나는 웅대한 서사시 '토지'
700명의 등장인물이 토지의 상실과 회복으로 조명한 인간 드라마였습니다.
또 동학혁명에서 해방에 이른 역사를 민중의 시각으로 생생하게 담아낸 '토지'였기에 해방이후 최고의 수확으로 꼽힙니다.
폐암과 뇌졸증으로 '토지' 작가 박경리씨는 향년 82세로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인터뷰 : 조정래 / 소설가
-"박경리 선생님은 우리나라 문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민족적 자존심이시다. 삼가 명복을 빈다."
작가 박경리는 26년 동안 원고 3만장의 '토지'를 쓰면서 인간과 환경, 생명으로 지평을 넓혀갔습니다.
그녀의 생애는 고스란히 한국 현대문학의 발자취였습니다.
1926년 10월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박씨는 55년 소설가 김동리의 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김 약국의 딸들', '파시', '시장과 전장' 등 명작을 잇따라 발표했습니다.
역사와 민중의 생생한 삶과 애환을 인간과 역사로 엮은 그녀의 소설은 이땅의 '생명사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 정현기 / 세종대 국문과 교수
-"(박경리 선생은) 살아계시면서 돌아가실때까지 도도하게 자기 정신을 지키고 일체의 불의와 잘못된 것 용서하지 않는 치
인간과 자연, 우주가 함께 어우러지는 그의 문학은 환경까지 겨냥해 2003년 계간지인 '숨소리' 창간으로 이어집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타계한 박경리씨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면서 거목이 가는 길을 위로했습니다.
mbn뉴스 임동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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