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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에 방치된 연금, 펀드에 투자…수익률 높인다

기사입력 2021-12-01 17:46 l 최종수정 2021-12-0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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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1일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을 도입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2005년 퇴직연금제도 도입 이후 가장 큰 변화라는 해석이 나온다. 디폴트옵션 시행에 따라 퇴직연금은 물론 개인연금저축도 직접 운용에 관심을 갖는 가입자가 늘면서 국내 자본시장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국회와 금투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환경노동위원회는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디폴트옵션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 통과에 잠정 합의했다. 여야가 합의한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미리 운용 방법(상품)을 정하고 일정 기간 아무런 운용 지시(투자)를 내리지 않으면 그때 비로소 사전에 정한 상품으로 운용하게 되는 내용이다.
가입자가 사전에 정할 수 있는 상품으로 타깃데이트펀드(TDF), 혼합형펀드, 머니마켓펀드(MMF), 원리금보장상품 등이 있다. 원리금보장상품을 디폴트 상품에 넣으면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원금 손실에 대한 우려에 포함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다만 디폴트 상품으로 100% 원리금보장상품을 지정하는 문제를 막기 위해 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디폴트옵션을 도입한 미국, 호주 등 퇴직연금 선진국 사례를 볼 때 대다수 가입자의 사전 선택은 TDF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은 보다 경쟁력 있는 TDF 상품을 출시하거나 기존 상품 운용 역량을 극대화하는 등 디폴트 자금 유치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은퇴 목표 시점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절하는 생애주기형펀드인 TDF는 연금 투자 붐이 불면서 이미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4조7000억원이던 TDF 순자산은 최근 9조7000억원을 돌파했다. 1년도 안 돼 5조원이나 급증한 것이다.
퇴직연금은 노후 자산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운용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DC형을 직접 운용할 때도 주식형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전체 적립금의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나머지 30%는 원리금보장상품이나 채권형펀드 등에 맡겨야 한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정한 조건을 충족한 대다수 TDF에는 퇴직연금 적립금 전부를 투자할 수 있도록 2018년 제도가 개선됐다.
퇴직연금을 TDF에만 투자해도 예금에만 넣어둘 때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게 금투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국내에 출시된 TDF는 평균 수익률이 9.24%에 이른다. 세계 주식시장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 우려로 최근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연말까지 1~2%대 예금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전망이다. TDF의 최근 3년간 누적 수익률은 36.31%에 달한다.
디폴트옵션은 67조2000억원 규모인 DC형에만 적용된다. 154조원에 달하는 확정급여(DB)형은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지기 때문에 제외된다. DC·DB형과 별개로 연말정산 세액공제 등을 받기 위해 가입하는 개인형퇴직연금(IRP)도 디폴트옵션과 무관하다.
다만 금투업계에서는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연금 사업자와 운용사들이 수익률과 수수료 경쟁에 나서면서 DB형과 IRP 투자도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금은 초장기 운용 자

산이기 때문에 수수료도 무시할 수 없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 올해보다 더 연금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환노위는 2일 소위를 다시 열고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는 근퇴법 개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돌발 변수만 없다면 소위 통과는 무난할 전망이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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