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가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하향 조정하는 것을 검토한다고 15일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은 투자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BBB-'다. 한신평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을 기존과 같이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을 '미확정 검토'에서 '하향 검토'로 조정했다. 만약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면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BB+'로 떨어진다.
박소영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 및 미래에셋대우 간의 주식 매매계약이 공식적으로 해제되면서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등록한다"면서 "신규 대주주의 유상증자에 의한 재무부담 완화와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계열사 지원 가능성 등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한신평은 채권단과 정부가 아시아나항공을 지원할 예정이지만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채권단과 정부가 지원하는 자금 가운데 전환사채 비율이 낮아 급격한 재무상태 개선은 어렵다는 것이다. 박 수석애널리스트는 "자본 성격이 내포된 전환 영구채는 이번 기간산업안정화기금 지원한도 2조4000억원 가운데 4800억원"이라면서 "부채비율 등 재무적 펀더멘털 약화를 반전시키기에는 크게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올해 3분기 확정실적을 바탕으로 4분기 이후 영업실적이 어떤 흐름을 보일지 판단한 뒤 신용등급 하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이 해제되면서 HDC현산은 신용등급 하향 부담을 덜었다. 한신평은 15일 HDC현산의 무보증사채와 HDC현산의 발행자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하향 검토' 대상에서 해제했다. 한신평은 HDC현산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이날 부여했다. 박 수석애널리스트는 "인수계약이 최종 무산되면서 HDC현산과 미래에셋대우가 납부한 2500억원의 계약금 반환 관련 법적 분쟁이 예상된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