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2월 10일(15:57)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메릴린치)의 네덜란드법인이 아리랑본드로 자금을 잇달아 조달했다. 본사 차원에서 통화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BOA메릴린치는 지난해 12월 국내 시장에서 아리랑본드를 처음으로 발행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BOA메릴린치 네덜란드법인(Meril Lynch BV)은 지난 6일 300억원 규모의 아리랑본드를 발행했다. 수요예측을 밟지 않고 사모 시장에서 투자자를 확보했다. 만기는 30년이며, 표면금리는 연 2.30%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BOA메릴린치 본사가 지급 보증에 참여했다.
BOA메릴린치는 이번 발행물에 1년 후부터 투자자에게 중도상환을 요청할 권리(콜옵션)를 포함시켰다. 하나금융투자가 발행 실무를 맡았으며, BNY멜론은행 서울지점이 원리금 지급기관으로 참여다.
아리랑본드(Arirang Bond)는 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발행하는 원화 표시 채권을 통칭한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International), 노무라그룹(Nomura International Funding PTE), 중국 동방항공 등이 아리랑본드를 발행한 바 있다. 중남미 지역의 국제 금융기구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도 주간사단을 뽑은 뒤 조달을 준비 중이다.
시장 관계자는 "대부분의 아리랑본드 발행사들이 원화 조달을 목적으로 발행에 나서는 편"이라며 "선진국 화폐로 스왑(Swap)해서 사용하기보단 차입 통화를 다변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BOA메릴린치의 아리랑본드 발행은 이번이 두 번째다. 네덜란드법인은 지난해 12월 만기 15년 짜리 사모사채를 찍으며 아리랑본드 시장에 등장했다. 당시 표면금리는 연 4.2%, 발행규모는 200억원이었다. 이번 발행물과 마찬가지로 BOA메릴린치 본사의 지급 보증이 포함됐다. 듀레이션 관리가 필요한 보험사들의 실수요를 확인한 뒤, 발행액과 만기를 늘려 자금을 추가로 조달한 것이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이듬해 IFRS17 도입에 대비해야하는 보험사들의
BOA메릴린치 네덜란드법인은 2012년 11월 설립됐으며 본사의 완전 자회사다.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렘브란트 타워에 입주해 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