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 단독 후보로 선출된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는 11일 매일경제와 전화로 인터뷰하면서 '정상화'를 강조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DLF 상품 판매 후 선진국 채권금리 하락으로 고객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이로 인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이 금융감독원에서 중징계를 받았고 은행 차원에서는 자율 배상이 진행 중이다. DLF 사태 이후 고객 신뢰 하락으로 우리은행 일선 영업점에서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권 후보는 "은행 시스템은 손 회장이 바로잡아가는 단계지만 고객 신뢰와 영업력 회복은 단기간에 정상으로 되돌려놓기 쉽지 않다"며 "시스템·신뢰·영업 3가지가 정상화돼야 우리은행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금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권 후보가 강한 추진력과 솔선수범하는 자세, 다양한 업무 경험, 논리적인 의사결정 방식을 겸비한 리더로서 조직을 잘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 후보는 면접 당시 고객 중심 경영을 통한 고객 신뢰 회복, 내실경영, 위험가중자산 관리와 신규 사업 기회 발굴을 통한 경영 효율화 등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우리금융 그룹임추위는 "권 후보가 지주사와 은행 간 소통을 통해 시너지를 일궈내고 은행 조직 안정화와 고객 중심 영업을 바탕으로 뛰어난 성과를 창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박병원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재임 시 비서실 부장을 맡았고 이후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홍보실장 등을 지내며 은행 내외부에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임추위도 권 후보가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말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가 되면서 은행을 떠났던 권 후보는 3년 만에 은행장으로 복귀하게 됐다.
우리은행은 외환위기 직후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탄생했다. 이 때문에 20여 년간 두 은행 출신을 고루 배치하는 인사를 해왔다. 이번에도 한일은행 출신인 손 회장을 보좌할 인물로 상업은행 출신인 권 후보가 추천됐다. 권 후보는 "우리은행에서 IB그룹을 담당할 때 직속 상사가 글로벌부문장을 맡았던 손태승 회장"이라며 "같이 외국 출장도 여러 번 다녔고 업무도 긴밀하게 처리했을 정도로 호흡이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행장 선임을 계기로 손 회장이 인수·합병과 외부 기업활동(IR) 등 굵직한 업무를 처리하고, 권 후보는 은행의 세밀한 부분을 챙기는 것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질 전망이다. 문제는 권 후보 앞에 놓인 환경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이달로 예정된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와 관련한 뒷수습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손 회장 연임 움직임으로 인해 껄끄러워진 금감원과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 역시 권 후보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이날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우리금융은 지주 내에 금융소비자보호 조직을 신설해 그룹 금융소비자보호 업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우리은행 또한 기존 소비자브랜드그룹을 금융소비자보호그룹과 홍보브랜드그룹으로 재편하고, 신설되는 금융소비자
▶▶ 권광석 행장은…
△1963년생 △울산 학성고 △건국대 산업공학 △1988년 상업은행 △우리아메리카은행 부장 △우리은행 무역센터 금융센터장 △우리금융지주 본부장 △우리은행 부행장 △우리PE 대표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