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유럽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을 판매한 뒤 최근 원금 손실 사태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고 있는 우리은행이 자산관리(WM) 사업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저금리 시대라 투자상품을 판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서 영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각오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이사회는 최근 간담회를 갖고 자산관리 사업체계 개편을 경영진에게 조언했다. 고객을 생각하지 않고 상품 판매에 따른 수수료 수입만 따지는 현재의 체계에서는 제2, 제3의 DLF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 시행을 목표로 조직과 인력, 프로세스, 평가방식 등 은행 구조 전반에 대해 대대적으로 손보는 '고객 케어 중심 자산관리체계' 구축에 나섰다. 핵심은 별도의 고객케어센터 설립이다. 이는 고객이 투자한 고위험 투자상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고객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곳이다. 상품을 판매하는 프라이빗뱅커(PB)보다 깊이 있게 시장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전문가들이 이 곳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들은 고객 상품의 수익률이 위험 구간에 들어갈 경우 전화, 문자, SNS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중도환매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게 된다.
고객에게 자동적으로 위험을 알려주는 시스템도 구축된다. 예를 들어 특정 펀드에 가입한 고객이 일정 비율 이상의 원금 손실 위험이 발생할 경우 사전 동의 하에 자동적으로 매매가 이뤄지도록 하는 구조다.
WM 사업부에 적용되는 핵심성과지표(KPI)도 전면 바뀐다. 현재 20점인 고객수익률 평가배점을 최소 2배로 높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KPI를 부과할 예정이다. 또 최근 판매된 DLF처럼 원금 100% 손실 가능성이 있는 초고위험 상품은 전 영업점이 아니라 일부 특수 점포에서만 판매하도록 할 계획이다. 위험 여부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숙력된 PB가 상품을 판매해 불완전판매 요인을 없앤다는 것이다.
고객 위험 관리를 위한 2중-3중 방어 체계 구축도 준비중이다. 여신에서 고객들의 부실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2중-3중 관리체계를 가지는 것처럼, WM 분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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