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방식으로 간편하게 자동차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 인터넷 다이렉트 보험은 2009년 3월 처음 시장에 등장했다.
인터넷 다이렉트 보험에 최초로 도전장을 내민 건 삼성화재다. 쉬운 결단은 아니었다. 백병관 삼성화재 인터넷자동차영업부장은 "10년 전만 하더라도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 누가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겠느냐는 내부와 외부의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자동차보험 비대면 채널 중 CM(사이버마케팅)이 차지한 비중(원수보험료 기준)은 8.7%에 불과했다. TM(텔레마케팅) 채널이 91.3%로 비대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다이렉트 보험은 TM과 CM을 합친 개념이다.
당초 우려와는 다르게 삼성화재의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삼성화재의 결정은 자동차보험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시 경쟁사들이 모두 텔레마케팅에 집중할 때 삼성화재는 오히려 온라인 시장에 승부를 걸었다"며 "자동차보험의 비대면 채널, 특히 CM 채널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어 삼성화재가 시장의 흐름을 앞서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17년 자동차보험 CM 가입 비중은 44.1%까지 치솟았다. 반면 TM 비율은 55.9%로 주저앉았다. CM의 상승세를 고려하면 2018년 통계 집계 완료 시 CM이 TM의 비중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선제적인 온라인 시장 진입 덕분에 삼성화재는 다이렉트보험 시장에서 30%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2·3위권 회사와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삼성화재의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연 매출은 지난 10년 사이 573억원에서 1조8864억원으로 늘어났다. 가입자 또한 8만4000명에서 238만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도 2009년 27.8%에서 지난해 29%대로 확대됐다.
다이렉트 보험의 규모는 지난해 기준 6조2888억원으로 손해보험업계 자동차보험 총 원수보험료(16조7202억원)의 37.5% 수준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가장 늦게 다이렉트 시장에 진출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CM 채널 활성화 덕분에 2014년부터 5년간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은 저렴한 보험료와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다이렉트 보험 시장의 구조를 흔들었다. 삼성화재 다이렉트 홈페이지에서 보험료를 계산해도 가입 권유 전화를 받지 않는 '콜프리' 정책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보험시장의 트렌드 변화도 삼성화재의 성공에 기여했다. 2015년 하반기 자동차보험 '쇼핑몰'인 보험다모아 사이트가 오픈하면서 온라인 기반 다이렉트 보험 채널을 확대해온 삼성화재는 호재를 맞았다. TM 상품은 CM에 비해 온라인 상품 비교가 불편하고, 보험료도 상대적으로 비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다모아가 등장한 이후로 삼성화재를 제외한 다른 손보사들도 온라인 다이렉트 보험 채널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 <용어 설명>
▷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 설계사 등 대면 채널을 거치지 않는 비대면 가입 방식. 전화로 가입하는 텔레마케팅(TM)과 컴퓨터·모바일 등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사이버마케팅(CM)으로 나뉜다.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