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대북 인프라스트럭처 건설 테마주인 현대건설은 전 거래일보다 6600원(-9.78%) 떨어진 6만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남북 철도 연결 관련주로 분류되는 현대로템은 19.19% 떨어졌고 금강산 관광 관련주로 언급되는 현대엘리베이터(-16.84%)와 아난티(-18.08%)도 폭락했다. 이날 장중 거래대금 상위에는 현대건설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템 등 남북 경협주가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시멘트주인 현대시멘트(-16.41%) 고려시멘트(-20.03%) 등을 비롯해 대북 송전 관련주인 이화전기 광명전기 세명전기 제룡전기 등도 일제히 하락세였다. 이로 인해 이날 코스피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동안 남북 경협주 상승에 기여했던 개인들이 5000억원어치 순매도에 나서면서 지수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다만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300억원, 1300억원 순매수에 나서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도 미·북정상회담 취소 소식에 급락했다가 낙폭을 줄이면서 마감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5.05포인트(0.30%) 하락한 2만4811.7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53포인트(0.20%) 내린 2727.7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3포인트(0.02%) 하락한 7424.43에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잦아들었던 북한 리스크가 다시금 글로벌 투자자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자극했다"며 "한국은 원화 약세 압력을 제어했던 남북 평화 분위기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에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수급 이탈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 경협주의 되돌림과 더불어 한국 증시 단기 하락 압력이 커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대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탔던 건설주를 비롯한 남북 경협주와 개성공단 관련주 등은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대북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피 건설 업종은 지난달 11일 이후 26.5% 상승했다"며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미·북정상회담 취소 통보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가 맞물리면서 건설·건자재 업종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장 연구원은 "당분간 업종 투자에 있어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며 건자재 업종보다 해외 모멘텀을 충분히 보유한 건설 업종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북한이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을 이유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연기했을 때도 현대건설 현대로템 현대엘리베이터 등의 주가가 6~16% 정도 급락하고 코스피가 장중 2444.67까지 밀린 바 있다. 이후 23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특정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이 열리지 않거나 연기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남북 경협주가 장중 급락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이 열리지 않겠지만 솔직히 북한과 세계를 위한 위대한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증권 업계에서는 이번 미·북정상회담 취소가 남북, 미·북 관계를 아예 원점으로 돌릴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서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향후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열어놓았고, 미국 의회 또한 외교적 해결을 선호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이날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도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 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0.57% 떨어진 868.35였으나 셀트리온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