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리스크 등으로 해외 증시에서도 변동성이 커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 발길이 단기 부동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로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망세를 보여주는 지표인 MMF 설정액은 최근 한 달 새 9조원 이상 급증하면서 연초 이후 최대치를 돌파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MMF 설정액은 126조9826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달 사이 늘어난 설정액만 9조1289억원에 달한다. 지난 21일까지 3거래일 동안 소폭 감소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125조원을 웃도는 규모다. 올해 1월 MMF 설정액 평균이 114조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10조원 이상 늘어났다.
MMF는 통상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잠시 자금을 넣어두는 수시 입출금식 상품이다. 1%대 수익률을 제공해 큰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매우 작아 펀드 환매 자금이나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MMF로 유입된다.
실제 지난 2월 미국 채권금리 급등에 따른 미 증시 폭락 쇼크로 주식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월평균 MMF 설정액 규모가 121조원에 달하기도 했다. 통상 MMF는 법인의 지급 결제 처리 등 자금 수요에 따라 분기 말에 감소했다가 분기 시작점에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올 3월에도 115조원으로 설정 규모가 줄었다가 4월에 소폭 상승했다. 분기 중간 지점인 5월까지 증가세가 이어지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란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주춤한 데다 신흥국 리스크 등으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단기성 자금으로 투자금 유입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투자자들 관망세가 두드러지면서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로 평가되는 MMF에 일시적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