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을 중심으로 한 남북 화해 분위기에 건설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쾌속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그간 찬바람을 딛고 건설과 철도, 전력 등 인프라스트럭처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면서 봄을 맞은 것이다. 남북 관계에 변수가 많은 데다 최근 급등한 주가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주택 경기 호조로 인한 실적 개선과 높은 유가가 뒷받침하고 있어 당분간 주가에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건설업종 시가총액 합계는 28조831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0일 24조9144억원에서 4조원 가까이 불어난 수치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미·북정상회담이 구체화되기 시작한 지난달 말 이후 건설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같은 기간 주요 건설주 주가도 큰 폭으로 뛰었다. GS건설은 주가가 27.5% 올랐고, 현대산업(20.7%) 대우건설(12.9%) 대림산업(11.3%) 등도 10%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며 기지개를 켰다.
ETF 역시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 상승세다. 최근 1개월 동안 KBKBSTAR200건설 ETF는 수익률 17.84%를 기록했고, 미래에셋TIGER200건설 ETF와 삼성KODEX건설 ETF도 각각 수익률 17.8%, 14.86%를 올렸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이 4%를 밑돌았던 것을 감안하면 확연한 상승세다.
주요 건설사들은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대림산업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영업이익이 증권가 예상치(1140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245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고, GS건설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0% 늘어난 3898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대우건설 역시 증권가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실적을 자랑했다.
최근 중동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크게 오른 유가 또한 건설주들의 수익률 개선을 이끄는 요소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