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 M ◆
■ 모비스·글로비스 합병 시나리오
개편안에 따라 핵심 사업을 현대글로비스에 떼어주는 현대모비스 주주로서는 당초 우려와 달리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진행 중인 셈이다.
그러나 현대모비스에 대한 향후 배당이나 신사업 계획 등 청사진이 주주들을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주가가 하락해 주주총회에서 합병 반대라는 최악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
증권가에선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현대모비스 주가가 33% 하락하는 최악의 경우 현대모비스 주주들 불만이 본격적으로 터져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대모비스 주가는 전날 대비 0.8% 하락한 반면 현대글로비스는 1.5% 상승했다.
지배구조 개편 소식이 나온 지난달 28일 이후 이날까지 7거래일 동안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각각 7.1%, 10.2% 올랐다.
특히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에 대한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추가로 요구하면서 현대모비스 주가가 오른 게 눈에 띈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에 따라 기업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모비스에 대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풀이가 나온다.
개편안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향후 존속 부문(핵심 부품·투자 사업)과 분할 부문 비율로 나뉘는데 그 비율은 순자산 가치 기준 0.79대0.21이다. 이후 현대글로비스는 현대모비스에서 분할된 국내 모듈·AS부품 사업과 합병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합병 비율이 0.61대1로 결정됐다. 이 같은 분할·합병은 양사의 주총(5월 29일)에서 최종 승인이 난다.
현대모비스 주주로서는 두 주식 주가가 주총까지 모두 상승 곡선을 그리면 별다른 불만이 없어진다.
개편안 이후 이날까지 주가 흐름은 오너와 주주에게 긍정적인 신호다.
오너 입장에서도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팔아 지배구조 정점에 서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해야 하는데 현대글로비스 주가 상승 폭이 더 커 비용 부담이 감소하고 있다.
문제는 두 주식 모두 주가가 하락 반전하거나 현대모비스 주가가 급락할 경우다.
증권가에선 핵심 사업을 현대모비스에서 받는 현대글로비스의 주가 상승 여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현대모비스에 대해선 전망을 유보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주가를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번 개편안에 현대모비스에 대한 별다른 '당근책'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엘리엇도 이 문제를 추궁한 셈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주주 입장에선 주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반영한 양사 주가가 주총 날까지 얼마나 변화했는지에 따라 주주들이 분할·합병안에 대한 의견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주가가 하락한다면 얼마까지 주주들이 감내할 만한 수준일까. 주주 손익계산서를 따져보려면 개편안이 나오기 직전의 현대모비스 주가와 주총 개최일 기준 양사의 분할·합병 비율을 고려한 합산 주가를 비교해봐야 한다. 주주들은 변경상장이 이뤄지는 오는 7월 말까지 현대모비스 주식을 보유하면 1주당 존속 현대모비스 0.79주와 합병 현대글로비스 0.61주를 갖게 되는데 이를 적용한 것이다.
개편안 직전일인 지난달 27일 현대모비스 주가는 24만5000원으로 끝났다. 만약 현대모비스 주총까지 2개월 동안 주가가 32.6% 하락하면 17만7000원이 되는데, 여기에 0.79를 곱하고 5일 기준 현대글로비스 주가에 0.61을 곱해 이를 서로 합치면 지난달 27일 현대모비스 종가와 일치한다. 결국 현대글로비스 주가 변동을 제외한 현대모비스 주가 17만7000원이 주주 입장에서 '마지노선'이 되는 셈이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모비스 주가가 내리고 글로비스 주가가 오른다는 시나리오가 가장 일반적인 예상"이라며 "글로비스가 많이 오르면 향후 이 주식을 받는 모비스 주주들은 일정 부분 모비스에 대한 주가 하락을 감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문제는 모비스 주가가 30% 이상 폭락한다는 가정인데 이 시나리오라면 주주들이 합병을 반대할 충분한 근거를 얻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 주가가 하락하면 주주들은 분할·합병 비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 분할 부문의 가치를 좀 더 높게 평가했다면 이를 반영한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