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이 회사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해왔던 건설·상사 부문에 패션부문까지 힘을 실어줄 경우 삼성물산 3대 사업부문 실적이 동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졌다.
이들 3대 사업은 수익성 위주 전략을 짜면서 불필요한 사업과 자산을 잇달아 매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금이 늘어 배당 여력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삼성물산이 3개년 1조원의 배당을 하겠다고 '큰소리'를 친 배경이 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삼성물산 주가가 박스권을 탈출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1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삼성물산의 패션사업 영업이익은 7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작년 327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이 사업은 2016년 46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패션사업의 실적 턴어라운드는 수익성을 높이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한 덕분에 가능했다. 비용이 증가하는 와중에도 최근 2~3년간 실적이 부진한 매장은 영업을 종료하고, 기존 매장에 대한 효율화 작업에 주력해왔다.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 여성잡화 브랜드 '라베노바'를 정리하는 등 브랜드 숫자도 크게 줄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패션 부문은 다양한 브랜드로 매출이 일어나도 그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더 드는 사례가 많다"며 "삼성물산이 건설 부문처럼 패션에도 일부 고가 브랜드 위주의 수익성 위주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삼성물산은 온라인 통합몰인 'SSF샵'을 강화해 20·30대 소비층을 잡고 비용은 줄이고 있다.
다른 사업 부문인 건설·상사 부문도 올해 실적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과 상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각각 5720억원, 1660억원으로 두 사업 모두 작년 대비 11%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에선 이 종목의 주가는 건설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올해 수주 목표로 11조2000억원을 제시했는데, 달성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몸집 불리기' 목적의 저가 수주를 제외해 목표 자체가 보수적인 데다 건설 수주 목표 중 4조원가량은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나오는 안정적 물량이기 때문이다.
3대 사업의 고른 활약으로 올해 삼성물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이 종목의 올해 영업이익은 9577억원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증권사는 최근 1조원 이상의 추정치를 내놨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상사·패션 등 주력 사업이 수익성 강화와 구조조정을 함께 진행하면서 내실을 다지고 있다"며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로 1조330억원을 제시한
삼성물산은 정상 궤도에 오른 실적에도 불구하고 경영 효율화 작업과 자산 매각·조정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건설 부문이 보유한 장부가액 5000억여 원 규모 서초빌딩 매각을 추진 중이며, 1조~1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한화종합화학 잔여 지분 24.1% 매각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