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진해운 여파로 큰 손실을 입은 선박펀드를 비롯해 60여 개 종목이 증시에서 퇴출됐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국내 증시에서 상장폐지된 종목은 총 62개로 2016년(39건) 대비 59%가량 급증했다. 코스피가 랠리를 이어가며 2500선을 넘본 가운데서도 일부 종목은 상장폐지로 투자자들에게 눈물을 안겨줬다. 갑작스럽게 상장폐지 종목이 늘어난 데는 선박펀드의 연이은 자진 상장폐지 신청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의 합병 실패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한 해 코리아01호, 동북아10호선박투자, 하이골드2호 등 14개 선박펀드가 자진 상장폐지 신청과 감사의견 거절을 이유로 상장폐지됐다. 선박펀드는 유가증권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된 뮤추얼 펀드로 투자금을 모아 선박을 구매한 뒤 이를 운용해 수익을 낸다.
이들 펀드 대부분은 한진해운 파산의 여파를 뒤집어쓰며 큰 손실을 입었다. 선박을 빌려간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펀드별로 수십억 원 이상의 선박 임대료를 받지 못하게 됐다. 일부 펀드는 앞서 2016년부터 해운업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핵심 자산인 선박을 팔아치우며 사실상 빈껍데기로 전락하기도 했다.
한편 SK1호스팩과 대우스팩3호 등 8개 스팩은 합병 대상 법인을 찾지 못해 상장폐지됐다. 스팩은 다른 기업과 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로 공모
이 밖에 중국원양자원과 웨이포트 등 중국계 기업들도 지난해 상장폐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