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바일 벤처 '바풀' 인수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지난해 연말 취임하면서 했던 일성(一聲)이다. 네이버가 '바풀'을 매입하는 등 최근 인수·합병(M&A)을 강화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각종 기술을 네이버에 집합시켜 두겠다는 한 대표의 '기술 플랫폼 변신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올해만 네이버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금융, 엔터테인먼트, O2O(온·오프라인), 콘텐츠 등 분야에 전방위적으로 1조원 넘는 투자를 집행했다. 투자정보회사인 더브이씨에 따르면 네이버와 자회사 라인플러스를 통해 국내 벤처업계에 1500억원 넘는 자금이 투입됐다. 네이버가 설립한 스타트업 팩토리(D2SF)를 통해서도 올해 3분기까지 50억원 넘는 자금이 투자돼 엔젤투자업계에서도 네이버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네이버의 투자 중 가장 컸던 것은 미래에셋대우 투자금 5001억원이었지만 이는 전략적 제휴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기술 플랫폼 전략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지난 6월 인수한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1000억원 추정), 실리콘밸리의 사운드하운드(57억원) 등은 모두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한 교두보였다. 미국 토크IQ, 님블Rx와 이스라엘 사이트 비주얼콘셉션, 대만 앱피어홀딩스 등도 네이버가 올해 투자한 국외 유망 기업이다.
네이버는 앞으로도 기술 플랫폼으로 나아가기 위해 추가적인 M&A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3분기 말 현재 네이버가 M&A로 쓸 수 있는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2조9725억원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네이버는 인공지능 연구 등을 통한 기술 플랫폼 전략이 서비스로 나타나고 있다. 22일 네이버는 질문의 맥락을 이해해 최적의 답변을 제공하는 인공지능 기반 새 음성 검색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AI 플랫폼(기반 서비스)인 '클로바'의 대화 시스템을 탑재해 사람의 질문 맥락과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예를 들어 '논현동 맛집 추천해줘' '남대문시장 근처 주차장 알려줘' 등 음성 질의를 AI가 듣고 단순 검색 결과가 아닌 최적 정보를 골라 보여준다.
이처럼 네이버는 확실하게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기술 벤처에 투자하고 인수한다는 전략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인수를 결정한 드라마앤컴퍼니와 바풀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이미지 문자 인식(OCR)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기술은 사진 속에 있는 문자를 인식해 변환할 수 있다. 네이버가 가진 기존 역량과 결합할 가능성이 많다.
증권업계는 투자가 결실을 맺는 데 오랜 시간이 걸
[신현규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