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의 소액주주들이 코스피 이전 상장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코스피로 이전할 경우 셀트리온의 주가 상승을 가로막고 있는 공매도 규모가 줄어들고 연기금과 같은 안정적인 장기 투자 자금이 유입돼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회사 측은 코스피 이전 상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소액주주 운영위원회는 최근 증권정보사이트인 씽크풀을 통해 셀트리온 코스피 이전상장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동의서를 모으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한 주주가 지난 4일 작성한 게시글에서 촉발됐다. 해당 주주는 "수년전부터 현재까지 공매도로 인한 폐해가 셀트리온 소액 주주를 괴롭히고 있다"면서 "실적 성장과 신약 개발 성공에도 불구하고 셀트리온은 이달 들어 공매도로 인해 만신창이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코스피 이전 상장을 통해 국내 기관은 물론 해외 투자자의 유입을 기대하며 그를통해 주식시장에서 기업과 투자자가 서로 윈-윈 할수 있는 토대를 우리 소액주주들이 만들고자 한다"며 서명 참여를 촉구했다. 이날까지 6800명의 주주가 참여의사를 표시했다. 상법에 의하면 3% 이상 지분을 가진 주주가 모이면 임시주총의 소집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같은 소식이 기대감을 키우며 7일 셀트리온 주가는 오랜만에 반등해 5.46% 상승했다. 최근 셀트리온 주가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코스닥 상장이라는 대형 호재를 앞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한 바 있다.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하자 주주들은 코스닥 시장의 고질적인 공매도에 화살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윤광순 주주대표는 "코스피 시장으로 옮길 경우 이처럼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되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에서는 셀트리온이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할 경우 코스닥 시장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코스닥 대장주라는 상징성이 있을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기관들이 투자하고 있는 몇 안되는 코스닥 종목"이라며 "실적이 뒷받침되는 고성장 종목들이 코스닥 시장에서 이탈할 경우 시장 안정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측은 현재까지는 코스피 이전상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유병삼 셀트리온 경영관리본부장(상무)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임시 주총이 소집되면 코스피 이전 상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현재까지 내부적으로 이전 상장이 거론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전 상장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 후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지분 비율이 높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시가총액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것이 유리하다. 그 같은 상황에서 셀트리온 주가 견인을 위해 코스피 이전 상장을 결정할 이유는 없는 셈이다. 서
시가총액이 13조2658억원인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하면 시총 순위로 삼성SDS, 롯데케미칼에 이어 26위에 오르게 된다.
[이용건 기자 /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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