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또 사상 최고 / 코스피 사상최고 배경은 ◆
↑ 26일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388.66으로 마감해 이달 14일 기록한 종전 최고치 2387.29를 넘어섰다. [이충우 기자] |
26일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보다 10.06포인트(0.42%) 오른 2388.6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9일 종가 기준 최고치(2381.69)를 6.97포인트 차로 뛰어넘은 역대 최고치다. 장 마감 직전에는 지수가 2390.70까지 치솟으면서 지난 14일 기록한 직전 장중 최고가(2387.29)를 넘었고 사상 처음으로 2390선 고지도 찍었다.
이날 기관은 1119억원을 매도했으나 외국인(341억원)과 개인(214억원)이 매수를 이어갔다. 특히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1.39%)와 SK하이닉스(3.85%)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사상 최고가를 동반 경신했다.
코스피가 재차 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것은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2분기 실적발표에 앞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분기 상장사들의 '깜짝 실적'이 기대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3분기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돼 연간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분위기다. 특히 정보기술(IT)·금융주가 3분기 실적 추정치 상승을 주도하면서 올 한 해 실적 전망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세는 현재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뚜렷하다. 이날 데이터스트림·블룸버그에 따르면 MSCI코리아지수 기준 올해 실적 전망치(주당순이익)는 지난 일주일 새 1.5% 상향 조정됐다. 말레이시아(0.9%)나 중국(0.8%)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아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MSCI아시아지수의 올해 실적 전망치가 0.4% 올랐음을 감안하면 우리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아시아 기업 평균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셈이다. 심지어 지난 1분기에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IT주 위주로 실적 랠리를 즐겼던 대만은 최근 일주일 새 올해 실적 전망치가 0.5% 하락하기도 했다.
26일 매일경제신문이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이날 시가총액 상위 30곳의 분기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 2분기 30대 기업의 예상 영업이익 합계는 32조1537억원에 달한다. 작년 2분기(25조2622억원)보다 27.3% 증가한 수치다. 올 3분기는 34조8925억원으로 2분기보다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작년 3분기보다 무려 56.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주요 대기업 이익은 지난 1분기 이후 하반기로 갈수록 그 증가 속도가 오히려 빨라지는 모양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3조118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1%나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이익도 13조7773억원으로 2분기보다 늘어 계절적 영향을 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넘고 있는 것이다. 2분기 이익 예상치는 애플(11조9000억원)이나 인텔(4조3000억원)을 능가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은 5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작년보다 7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 자산배분전략 담당 이병열 상무는 "글로벌 경기 개선이 소비와 투자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는 데다 시장에 유동성도 풍부하기 때문에 올 하반기 글로벌 투자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부담 갖지 말고 과감히 붐 사이클에 올라타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IT 기업 주도의 실적 장세가 본격 열렸다"며 "올 들어 주요 종목 주가가 계속 올라 부담스럽다고 느끼지만 기업 이익 증가폭이나 속도, 해외 주요 증시를 고려해본다면 여전히 저평가됐고 정치 상황이나 금리, 유가와 같은 증시 주변 변수가 악재라고 보기 어려워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유가는 현재 수준에서 소폭 반등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내 유가전망치를 내놓은 해외기관 20곳의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 예상치는 3분기 54.3달러 수준이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유 소비 확대를 주도해온 중국과 미국 수요가 정체된 모습"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지 않는 이상 60달러를 웃도는 유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의 경우 하반기에 인상 속도가 상반기보다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은 예상과 달리 높아지지 않고 하락하는 양상"이라며 "고용시장 회복에도 불구하고 노동생산성의 구조적 하락에 따라 임금 인상 압력이 저조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용어 설명>
▷ 골디락스 장세 : 골디락스(goldilocks)는 영국의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세 마리 곰' 주인공인 금발 소녀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소녀는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의 수프를 먹고 잠드는데 소녀가 먹은 수
[한예경 기자 / 문일호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