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은 고마운 친구다" "300만원 대출 감사합니다"
은행 등 제도권 기관에서 돈 빌리기 어려운 저신용·서민들이 고금리 대부업체에서 급전을 이용하고 남긴 글이다.
'약탈적 금리', '살인적 금리'로 사회적으로 대부업이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밀려난 서민들이 그나마 급전을 조달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림자가 있지만 분명 빛도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만 263만명이 대부업을 이용했다. 적어도 100만원을 빌려 1년 이자로만 27만9000원을 감당했거나 현재도 은행의 최대 10배 수준의 이자를 감수하는 사람들이다. 지난해 3월 법정 최고금리는 연 34.7%에서 27.9%로 인하됐다.
대부업 대출규모는 지난해 6월말 기준 14조4000억원으로 2015년 12월말 대비 1조2000억원(8.9%) 늘었다. 불황과 늘어나는 빚에 형편이 쪼들리는 저신용·서민가계가 긴급 생활자금을 대부업체에서 조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 등 제도권 대출은 증가세를 기록하다 최근 들어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따른 영향으로 증가세가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제도권에서 돈 빌리기가 더 깐깐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 들어서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대부업체에서 마저 돈 빌려 쓰기가 녹록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와머니 등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75개 주요 대부업체들의 평균 대출 승인율은 지난해 들어 10%대 후반으로 떨어졌다가 최근 10%대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6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부업자라고 하면 고금리로 폭리를 취하는 '사회 악'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지만 동시에 저신용·서민들이 소액 급전을 빌릴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여기서도 대출이 안 될 경우 법정 최고금리가 무색한 불법 사금융 시장에서 필요한 자금을 써야 한다.
새 정부가 들어
하지만 대부업도 서민금융의 한 축을 엄연히 담당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자금조달 규제 등을 풀어 금리인하에 따른 서민금융 축소와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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