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은 꺾이고…대기업대출은 1년 만에 늘어나고
↑ 사진=연합뉴스 |
정부의 규제 속에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지난달 대기업 대출이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월 말 대기업 대출 잔액은 79조8천525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1천655억원이 늘어났습니다.
월말 기준 대기업 대출이 전월보다 증가한 건 2016년 1월 이후 1년 만입니다.
조선·해운 등 구조조정 여파로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지난해 2월부터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지난해 1월 말 92조9천871억원에서 작년 말 77조6천870억원으로 13조7천304억원 줄었습니다. 지난해 은행 대출 가운데 감소한 건 대기업 대출이 유일합니다.
가계대출은 작년 1월 말부터 그해 말까지 11개월 동안 38조7천144억원이 증가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은 같은 기간 27조8천476억원, 자영업자 대출은 16조2천632억원 늘었습니다. 신용대출(6조3천941억원)과 중소기업대출 (5조182억원)도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부 당국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했습니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주택담보대출이 2조원 넘게 줄었습니다.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완화한 2014년 8월 이후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실질적으로 줄어든 건 지난달이 처음입니다.
이는 금융당국의 대출 조이기가 계속되는 데다가 시중은행들도 가계대출에 대한 본격적인 리스크관리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규모를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3∼5%로 잡으며 가계대출을 깐깐하게 실행하고 있습니다.
먹거리가 부족해진 은행들은 이에 따라 대기업 대출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가계와 중소기업 대출 등 대부분의 여신이 급증한 가운데 대기업 대출만 큰 폭으로 줄어 대기업 여신을 확대할 여지가 있을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습니다.
시중
다만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대기업 여신을 늘리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어서 추세 전환했다고 보기는 이르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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