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페인트기업들의 주가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페인트 주요 수요처인 자동차, 조선 등의 산업 부진이 페인트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CC는 전일대비 3500원(1.01%) 하락한 34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을 포함해 5거래일 연속 하락한 KCC 주가는 3년내 최저점까지 떨어졌다. 지난 2014년 10월 주당 74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KCC 페인트 사업 부문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국내 페인트 시장점유율 35%로 1위다.
점유율 2위 삼화페인트 주가도 지난 2013년 9월 이래 가장 낮은 9000원선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7월 중순까지만해도 2만5600원에 달했던 주가는 반년 만에 65% 급락했다. 업계 3위 노루페인트 주가도 이날 52주 신저가인 8280원을 기록했다. 4~5위인 강남제비스코와 조광페인트 주가도 각각 52주 최저치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다.
페인트 산업의 대표적 전방산업으로 꼽히는 자동차, 조선 산업의 침체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성장성이 정체됐기 때문이다. 자동차 시장의 경우 수입차 점유율 확대와 지난해 3분기 현대차 파업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고 조선 산업 역시 글로벌 선박산업 자체가 유럽의 경기 회복 지연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해양플랜트 발주 감소로 실적 성장이 둔화됐다. 실제로 KCC의 컨테이너 및 강판용(PCM) 페인트 부문 매출액은 2014년 527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320억원으로 급감했다.
수익성이 높은 스마트폰 부문도 페인트 업체들의 실적 하락을 초래했다. 스마트폰 케이스가 플라스틱에서 메탈로 바뀌어 가면서 전자재료 플라스틱용 페인트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중국·베트남 등 해외법인 실적이 전자·철강산업 침체로 둔화되면서 삼화페인트의 2016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89억원으로 전년 대비 40.4%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순이익도 각각 4.9%와 44.6%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방산업 침체 및 경쟁 심화에 따라 매출이 부진했고 주요 제품군 변화 및 시장 확대를 위한 국내외 투자로 이익이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기관투자자들도 연일 페인트 주식을 팔고 있다. 최근 3개월간 기관은 KCC주식 16만여주를 순매도했다. 국민연금도 지난해 4분기 동안 5만여주를 팔아 보유 지분율을 11%에서 10%대로 줄였다. 같은 기간 기관들은 삼화페인트 주식을 56만여주나 팔았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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