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펀드의 순자산이 전년 대비 49조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트럼프 쇼크 등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에 주식형펀드 순자산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부진 했지만 채권형펀드, 단기자금용 머니마켓펀드(MMF)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전체 펀드 규모가 불어났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펀드의 순자산은 지난해 보다 48조8000억원 늘어난 462조4000억원으로 집계 됐다. 펀드 설정액은 전년 대비 47조6000억원 증가한 469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식형펀드의 순자산이 7조7000억원 감소했지만 MMF와 채권형펀드의 순자산이 지난 한 해 동안 각각 10조9000억원과 18조2000억원씩 증가하면서 전체 펀드의 순자산 규모가 확대됐다.
국내 펀드 시장에서 주식형 펀드의 입지가 줄어든 것은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 머무른데다 조선·해운업 부진과 정국 불안 등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브렉시트와 미국 대선·금리인상 등이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지원본부 부서장은 "경제주체의 향후 경제여건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노후 불안으로 안전자산·대기성 자금에 대한 쏠림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지난해말 기준 MMF와 채권형펀드의 순자산은 각각 105조원과 104조원이다.
이밖에도 저금리 대안으로 부동산 및 특별자산 펀드가 큰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특별자산펀드와 같은 실물펀드에 연간 21조70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됨에 따라 순자산은 전년말 대비 25.4% 증가한 9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부동산펀드의 경우 순자산이 전년말 보다 11조3000억원 증가(31.3%)한 47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별자산펀드 역시 20.1% 늘어난 4
이환태 부서장은 "최근 10년간의 저성장 기조로 인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선호 트랜드가 형성되면서 실물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사모펀드 순자산은 전년말 대비 25.2% 증가한 250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공모펀드 규모를 역전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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