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주성 심야식당 대표 <사진제공=권주성 심야식당 대표> |
이태원 한복판에 위치한 '심야식당 시즌 2 주바리 프로젝트'의 권주성 대표는 대출 파트너로 P2P업체를 택했다. '일본의 드라마 심야식당과 전혀 관련 없습니다'라는 안내문을 보란 듯이 걸어 놓은 이 가게는 드라마 인기에 편승하지 않고도 이미 독자적인 단골들을 확보했다. 밤 늦게 시작해서 새벽까지 영업을 계속하는 식당과 술집의 중간지대 쯤에 위치한 이 곳은 과하지 않은 한 잔의 술, 맛깔난 음식과 함께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고 싶은 이태원러들의 숨은 아지트다.
권 쉐프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을 마다할 금융회사는 없을 것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심야식당은 작년보다 매출이 10%이상 성장했으며 분기별로 매출 변동성이 크지 않는 등 수익이 안정적이다. 개인신용대출을 아직 갖고 있지 않은데다 안정적인 신용등급까지 보유한 그가 아직 대부업체로 분류된 P2P업체 에잇퍼센트의 문을 노크한 이유가 뭘까.
기존 금융권의 대출에 대한 실망이 P2P업체로 향하는데 한 몫했다. 권 쉐프는 "제1금융권 대출 이자가 보다 저렴한 경우도 있지만 이들은 업체가 일정 기간동안 어떻게 유지를 했고 향후 어떻게 발전할 것이라는데는 관심이 없다"며 "심지어 사업성은 확인하려 하지도 않고 오로지 담보만 필요로 한다"고 토로했다.
사업체의 유지가 아닌 확장을 위해서 대출을 결정한 권 대표에게 기존 금융회사의 태도는 실망스러웠다. 권 대표의 심야식당은 크게 3가지 시즌으로 계획됐다. 시즌1은 테이블 세개짜리 가벼운 주점, 시즌 2는 요리의 수준을 높인 비스트로, 시즌3는 대규모 밥집이다. 권 대표는 심야식당 시즌2 루프탑에 BBQ bar를 만들고자 했다. 현재 보증금을 지불하고 임대 계약을 해둔 상태다. 이 과정에서 급전이 필요했지만 획일적인 기준과 유형의 담보 확보를 제시하는 은행은 실망스러웠다.
그가 은행 대신 선택한 대안은 P2P금융이다.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하던 금융회사와 달리 에잇퍼센트는 사업체의 실질적 현금 흐름과 사업구조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발전 가능성 등을 따져 평등한 파트너처럼 권 대표를 대했고 그의 마음은 P2P로 기울었다.
'권 대표가 지급할 이자율=투자자들의 예상 수익률=연 6.23%' 세금을 제하면 실질적인 수익률은 4~5% 정도, P2P업계에 1년에 17%까지 이자를 제공하는 상품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크게 매력적인 수익률은 아니었다. 권 대표의 신용상태가 좋았고 사업체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는 합리적인 결과였다. 하지만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 상품에 위험을 무릅쓰고 거금을 투자하는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는 역부족이지 않을까 걱정도 뒤따랐다.
예상과 달리 투자자들은 수익률만을 따지기 보다는 스토리를 택하며 권 대표를 믿고 기꺼이 돈을 빌려줬다. 에잇퍼센트에서 불과 반나절도 안지나서 3000만원이 모였다.
평소 심야식당의 단골손님들은 든든한 투자자가 됐다. 이들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벌써 마감됐나요?" "항상 맛있게 먹고 있어서 저도 투자에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루프탑 가고 싶어요" 등의 선플로 권 대표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단골손님이 아닌 고객들에게도 심야식당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권 대표는 100만원 이상 투자하는 고객에게는 금액에 따라 스위스 감자전, 이태원탕 등 리워드 메뉴를 제공하기로 했다.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이자와는 별도로 자신의 마음을 담았다.
권 대표는 "P2P금융을 통해 전달된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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