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자살보험금 일부 지급

자살보험금 지급을 놓고 금융감독원과 마찰을 빚고 있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이 한발 물러섰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들 생보업계 '빅3'는 이날 긴급 회의를 열고 금감원에 제재 관련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의견서에 교보생명은 2011년 이후 청구가 들어온 건에 대해서는 전부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지급 여부에 대해 합리적 범위 내에서 검토하겠다"고 의견서에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보험금 미지급에 따라 보험사를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이 2011년 보험업법이 개정되면서 반영됐기 때문에 교보생명이 2011년 이후 건에 대해 먼저 지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교보가 밝힌 지급 규모는 167억원으로 전체 교보의 미지급 규모(1134억원)의 15%가량에 불과하다. 자살보험금을 신청한 고객들을 기간에 나눠 차별하느냐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3개사의 이번 결정은 지난달 말 금감원이 자살보험금을 미지급한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알리안츠생명 등에 최소 일부 영업정지 및 대표 문책경고 등 중징계 제재 예정을 통보한 이후 나온 것이다. 안방보험에 매각을 추진 중인 알리안츠생명이 이달 초 먼저 미지급 금액 전액을 지급하겠다고 '백기'를 들었고, 자칫 하면 신창재 회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 있었던 교보 또한 일부 지급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바뀐 입장에 대해 보다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