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KB운용은 내년 3월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미 내부 검토가 끝나 각종 실무적인 문제만 남았으며 이를 위해 담당자들이 다음주 싱가포르로 떠난다.
이희권 KB운용 대표(사진)는 "이제는 해외 진출을 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해 전격 추진하게 됐다"며 "(싱가포르 현지법인은)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로 출발해 향후 종합자산운용사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B운용의 해외 현지법인 설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쟁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나 삼성자산운용 등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 현지법인을 내면서 발 빠르게 움직여 온 것에 비하면 상당히 늦은 편이다.
현재 KB운용은 국내 '빅3' 운용사로 꼽히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업계 중위권 운용사에 지나지 않았다. 2013년 이희권 대표 취임 이후 대규모 조직 개편과 인력 보강 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것이 빠른 성장을 이끌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한 것도 해외 진출 결정에 상당한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KB운용은 싱가포르에 이어 미국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정책에 따라 미국 내 인프라스트럭처 투자가 활발해질 전망인 만큼 현지에서 직접 투자 기회를 발굴하겠다는 얘기다. 현재로
이 대표는 "2017년을 해외 진출 원년으로 삼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미국에 사무소를 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