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50)이 내년 한국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 속에 주요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사상최고치 경신’ 화두를 꺼내 들었다. 코스피가 5년 넘게 박스권에 갖혀 있는 데다가 최근 조선·해운 등 여러 업종에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온 보기드문 낙관론이어서 그 판단 근거가 무엇인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센터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가진 인터뷰하면서 “내년 코스피가 지난 2011년 4월에 기록한 2231.47을 넘어설 것이라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 2010년부터 7년째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를 이끌면서 여러 언론사에서 수차례 최우수 증권사 리서치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베테랑이다. 지난 2012년부터 KDI 경제전망전문가집단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 센터장은 우선 국내 상장사 실적이 계속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결국 상장사의 주가를 좌우하는 것은 기업 실적이므로 실적이 개선되면 주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실제 매일경제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하는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지난해 115조원이었던 주요 상장사 영업이익 합계는 올해 148조원으로 28.7%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영업이익 합계는 이보다 9.5% 더 늘어난 16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주요 업종 중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가 기대되는 업종은 바로 조선이다. 지난해 전체 상장사 영업이익에서 무려 6조원이나 갉아먹었던 조선업종은 올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해 2조14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이보다 17.8% 개선된 2조373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그동안 정체를 보였던 상장사 매출액도 성장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1643조원 수준이었던 상장사 매출액은 올해 1723조원, 내년에는 1813조원으로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
또 미국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면 그동안 글로벌 자금이 집중됐던 채권에서 주식으로 중심축이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이 센터장은 주장했다. 길게보면 지난 30년 동안 글로벌 채권금리가 줄곧 하향세를 나타냈고, 심지어 일본과 유럽에서는 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는 현상도 발생했지만 이제는 이같은 채권시장 호황이 종식을 맞이할 시기가 됐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과거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기에 그러했듯이 이번에도 금리인상 3년차인 내년에는 기준금리를 4차례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변동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센터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그만큼 글로벌 경기가 좋다는 의미로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다”며 “내년 한국 기업의 실적 개선세도 두드러질 것이므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현상은 그다지 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까지 한국 증시에 가장 큰 위협이 될만한 요인으로는 중국 부동산 버블 붕괴 가능성을 꼽았다. 이 센터장은 “머지않아 중국 부동산 버블이 걷힐 것이고 이는 단기적으로 한국 증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워낙 거시적인 흐름이 국내 증시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결론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최근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해외 자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비록 미국이 내년 4차례 기준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환율이 급격하게 움직이진 않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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