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기업분석 / 美 구글지주사 알파벳 ◆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8일 유튜브를 통해 웹캐스팅됐던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2분기 실적발표 IR에서 투자자들이 알파벳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를 이렇게 간단명료하게 설명했다.
IR는 통상 투자자들에게 해당 기업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는데, 이날 행사를 진행한 루스 포랫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정반대였다. 오히려 애널리스트들 기대치를 낮추느라 애쓰는 모습이었다. 알파벳이 지난 2분기에 월등히 뛰어난 실적을 내자 주가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그런데도 애널리스트들이 목표주가를 더 높이는 등 시장의 기대치가 부담스러울 정도였기 때문이다. 알파벳은 지난 2분기 순이익 48억8000만달러, 주당 7달러라는 깜짝 실적을 내놨다. 모바일 광고 매출이 급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43%나 급증한 것이다. 주가도 2분기 실적발표 직후 사상 최고가인 789.87달러까지 급등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가 지난 5일에는 771.61달러에 마감됐지만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10.8%에 달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주가가 더 오를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적발표 이전 890.11달러였던 알파벳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8일 현재 917.55달러까지 치솟은 상태다. 지난 5일 종가 대비 19% 정도 추가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알파벳은 여러 가지 면에서 미국 인터넷주 가운데 '황제주' 대접을 받고 있다. 일단 700달러대 주가는 경쟁사와 완전히 차별화된다. 페이스북·링크트인 정도가 주당 1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을 뿐 넷플릭스 야후 판도라 트위터 등은 모두 10~90달러대에 머물러 있다. 실적으로 봐도 월등하다. 알파벳은 올해 72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되지만, 인터넷주 2위인 페이스북은 274억달러에 불과하다. 외형면에서 2.5배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알파벳은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덕분에 주주들에게도 큰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주당순이익은 알파벳이 올해 34.62달러로 추정되는데 페이스북(4.01달러), 링크트인(3.50달러)과는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2012년 300달러대에서 거래되던 주가가 2013년 550달러, 2015년 750달러대에 한 해를 마감했을 정도로 매년 큰 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알파벳의 주가수익비율(PER)도 22.1배 수준으로 페이스북(31.2배), 트위터(30.7배) 등에 비해 낮다. 이익 규모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알파벳 주가를 끌어올린 주역은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구글의 광고매출이었다. 하지만 피차이 CEO는 "현재 매출의 1%에도 못미치는 구글 이외 다른 사업부문이 향후 주요 수익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 인공지능, 머신러닝을 활용한 모바일 메신저앱, 비서,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신제품 라인업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기간 동안 늘어나는 연구개발(R&D) 비용이 부담이다. 올해 알파벳은 설비투자비(CAPEX)로 106억달러 이상을 책정해놓고 있다. 이 가운데 구글에서 쓰는 돈이 85억달러이고 나머지 21억달러를 AI 등 다른 사업부문에서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해만
미국 주식 직접투자를 고려 중인 한국 투자자들은 달러 강세 효과도 추가로 노려볼 만하다. 현재 1110원대인 달러당 원화값이 올 연말 1200원 선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이럴 경우 환차익만으로도 8% 안팎 수익을 덤으로 기대할 수 있다.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