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측은 표면적으로는 계약 기간 만료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최근 회계 감사 과정에서 안진 측이 "손실을 덜 반영한 2013~2014년 재무제표의 추정오류를 수정하지 않으면 2015년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 거절'을 내리겠다"고 압박하며 갈등을 빚은 게 주요인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회계업계 일각에선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격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4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실적 감사를 끝으로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에서 새로운 회계법인으로 감사 법인을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딜로이트안진은 대우조선이 지난해 반영한 손실 가운데 약 2조5000억원을 2013년과 2014년 재무제표에 분산 반영해야 한다며 재무제표 수정을 요구했고, 대우조선은 이를 수용해 25일 결과를 내놓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안진 측은 옛 대우조선 경영자들에게서 정확하지 못한 정보를 제공받았다며 감사보고서에 '의견 거절'을 내리려 했다. 지난 22일 대우조선이 "외부감사인의 감사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금일 감사보고서 제출 및 공시가 지연되고 있다"고 공시한 배경이다. 결국 주총을 앞두고 시간이 촉박한 대우조선은 2013년과 2014년 재무제표를 재작성했고, 현재 안진이 이 수정 재무제표를 재감사 중이다.
일각에서는 외부감사인 교체에 대해 바뀐 대우조선 경영진이 과거 재무제표 오류를 회계법인의 부실 감사 탓으로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딜로이트안진은 2013년, 2014년 회계 감사에서 모두 '적정'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은 감사의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닌 계약기간 만료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2010년부터 딜로이트안진이 6년간이나 회계 감사를 담당했기 때문에 변경하는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실 감사 문제가 분식회계 논란으로 번질 경우 양쪽 모두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한 회계 전문가는 "일단 안진과 대우조선 모두 이번 회계 실패를 분식
[김제림 기자 /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