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매일경제가 대신경제연구소와 함께 18일 주요 기업 주총 안건을 분석한 결과 정관 변경과 배당, 사외이사 선임 등에서 일부 기업이 주주들의 이익에 불리할 수 있는 안건을 상정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인 것이 주주 제안을 우회적으로 무력화시키거나, 소액주주 지분을 희석시킬 염려가 있는 정관 변경이다.
대한제당은 '감사를 두 명 이내로 둔다'는 정관을 한 명의 상근 감사만 두도록 바꾸기로 했다. 감사 수가 줄어들면 소액주주들이 추대한 이종대 씨의 감사 선임 건이 자동으로 폐기된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비용절감을 위해 불가피하게 감사 수를 줄였으나 배당 등 주주가치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액주주와 대주주 측이 강하게 대립하고 있는 BYC 역시 회사 측에서 올린 '감사위원회 신설' 정관 변경안이 통과되면 소액주주들이 제안한 감사 선임 건은 자동 폐기된다. 감사위원회 자체는 회사 경영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데 긍정적이지만 소액주주들의 제안이 표결에도 못 가는 역효과가 생기게 된다.
현대로템은 서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정관 조항을 삭제했다. 이에 따라 주주들이 주총 현장에 직접 와야만 의사를 표할 수 있어 주주들의 주총 접근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대신경제연구소는 분석했다. 화장품기업 코스맥스 지주회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이익참가부사채 등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채 발행량을 크게 늘렸다. 회사 측은 정관 변경을 통해 네 종류의 사채 각각에 대해 주주 이외의 자에 대한 발행 한도를 기존 3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높였다. 현재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시가총액이 5300억원가량이기 때문에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사채 발행가액이 6000억원이 되면 주주 측면에서 지분 희석 우려가 크다.
순이익이 늘어났는데 배당을 줄이는 기업도 있어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화생명, KB손해보험, 신세계푸드, 진양홀딩스, 에버다임, 미원에스씨는 전년보다 당기순이익이 늘어났지만 현금배당액을 줄이면서 배당성향이 대폭 감소했다. 녹십자홀딩스는 2013, 2014년 연이어 배당을 줄이다 2015년에 소폭 늘렸다.
신세계푸드는 배당성향(배당액 대 당기순이익 비율)이 2014년 69%에서 2015년 25.7%로 감소하기도 했다. 진양홀딩스도 배당성향이 2014년 65%에서 2015년 50.5%로 줄었다.
한화생명은 전년 대비 현금배당이 135억원 감소해 배당금 축소가 가장 컸다. KB손해보험과 진양홀딩스는 현금배당금 감소뿐만 아니라 총 주주수익률(1년 누적 주가수익률과 배당수익률의 합계)이 각각 -8.8%, -7.3%로 나타나 주주의 총수익이 더욱 감소했다.
사외이사나 감사 선임과 관련해 업무 능력이 검증되지 않거나 이
성보화학은 과거 사외이사로 근무한 적이 있는 이현오 씨(90)를 상근 감사로 선임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