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의 지배구도 재편 과정에서 다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쇼핑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호텔롯데 상장이 가시화된 지금도 롯데쇼핑 주가는 계속 하락세다. 증권가는 호텔롯데 뒤를 이어 롯데쇼핑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편의점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롯데카드, 롯데홈쇼핑 등도 줄줄이 상장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은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있고, 다수 계열사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현재 0.4배 수준인 롯데쇼핑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주회사 평균인 0.7배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주가 회복의 발목을 잡는 것은 부진한 실적이다. 롯데쇼핑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5.9% 감소한 195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 롯데쇼핑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56%, 58%를 차지하는 백화점과 할인점의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계열사 보유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긴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중국 할인점 매출이 전년 대비 4.1% 역성장하고 중국 산둥 지역 5개 점포가 폐점하는 등 해외 부문 실적도 좋지 않다.
차재현 동부증권 연구원은 "기저효과로 올 4분기에는 실적이 소폭 개선될 것이라 기대하지만 내수 경기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한 후유증은 여전
안지영 IBK 연구원 역시 "롯데쇼핑 기업가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계열사 상장은 지분 98%를 보유한 롯데카드"라며 "그러나 롯데카드 상장이 이른 시일 내 이뤄진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에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롯데쇼핑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