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6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빨아들이며 ‘대세’ 금융상품으로 떠오른 채권혼합형펀드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을 섞는 자산배분으로 변동성 장세에도 안정적으로 ‘금리+α’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았지만 조단위 자금이 손실 구간에 묶여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부진과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 위험은 앞으로 채권혼합형 펀드 수익률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8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182개 채권혼합형(설정액 50억원 이상, 대표펀드 기준) 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08%에 그쳤다. 소규모펀드(설정액 50억원 이하)까지 더하면 수익률이 -2%대까지 떨어진다. 같은 기간 채권혼합형펀드에 순유입된 3조8000억원 규모 자금이 은행 예·적금 이자 만도 못한 성적표를 받아보고 있는 셈이다.
채권혼합형펀드는 펀드 자산의 60~70%를 우량 국공채에, 나머지 30~40%를 주식으로 운용하는 금융상품이다. 올해 국내 액티브주식형 펀드에서는 5조1000억원이 이탈했지만 채권혼합형펀드에는 5조5000억원이 순유입되는 등 성장세가 가팔랐다. 저금리에 지친 예·적금 투자자들이 채권혼합형 펀드로 대거 이동했기 때문.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민은행·우리은행·농협 등 3개 은행을 통해서만 2조5000억원 이상 채권혼합형펀드 판매잔고가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 5월을 기점으로 국내 증시가 변동성에 휘말리면서 주요 채권혼합형펀드의 수익률은 떨어지고 있다. 채권혼합형펀드 중 설정액 규모가 가장 큰 ‘KB퇴직연금배당40(1조8394억원)’은 6개월 수익률 -3.22%, ‘KB가치배당40(1조4000억원)’은 -3.56%로 부진하다.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과 ‘메리츠코리아(채권혼합)’ 등 설정액 5000억원 이상인 펀드들도 6개월 기준 수익률이 마이너스다.
채권혼합형펀드가 장기투자에 적합한 만큼 주식 부문에서의 수익률 저하는 점차 회복될 수 있다. 문제는 채권수익률이다. 미국이 조만간 금리를 인상하면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의 60% 이상 자산을 차지하는 국채 금리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채
[채종원 기자 /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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