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쌍용차 ◆
10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쌍용차는 4분기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3% 늘어난 9495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8분기 만에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4분기 매출액을 9480억원, 영업이익은 17억원으로 예상했다.
쌍용차는 올해 3분기 매출액 819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에 비해 6.7%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36억원 적자지만 적자폭을 전년 동기에 비해 87.4% 줄였다. 실적 개선에는 지난 1월 출시된 티볼리의 안정적인 판매가 한몫했다. 티볼리는 출시 후 국내 시장에서만 3만4000대 이상이 팔리며 출시된 지 열 달이 지난 지금도 쌍용차 판매대수 중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티볼리 출시로 마진율이 높은 내수비중이 확대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4분기에는 티볼리 디젤 모델이 출시되고 계절 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판매량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원경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계절적 성수기인 4분기를 기점으로 8분기 만에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차 효과가 지속되고 인도시장의 CKD(부품 및 반제품) 수출이 호조를 보여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티볼리 디젤의 투입으로 4분기 판매는 올 들어 처음으로 4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4분기 실적과는 별도로 내년에는 다시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내수시장의 호조로 적자폭을 줄일 수 있었지만 수출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70%에 달하는 내수 비중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3분기 47%였던 내수 비중은 3분기 누적 총판매대수가 10만대 수준으로 변동 없는 상황에서 67%로 확대됐다. 티볼리 판매가 국내시장에 집중된 탓이다. 티볼리는 내수시장에선 월평균 판매 3294대, 수출에서는 1980대를 기록했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는 올해 말 종료되고 내년에 신차 출시 역시 티볼리 롱보디밖에 없는 상황에서 내년 1분기부터 다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이익이 안정된 흑자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안정된 수출 판로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역별로 볼 때 중국과 러시아 시장에서의 부진이 눈에 띈다. 배기량 1600㏄ 이상의 차종만 출시해 왔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배기량 1500㏄ 미만 차종에 대한 세제 혜택에서 제외됐다. 중국의 소비시장 침체와 관세 부담 역시 장애물로 작용해 중국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 성장에 머물렀다. 높은 관세율과 가격 경쟁 심화에 따라 쌍용차도 완성차 수출보다는 CKD 수출을 통한 현지 조립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도 루블화 약세와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비중이 축소됐다.
이상현 애널리스트는 티볼리의 판매 호조로 코란도C의 판매가 오히려 감소한 점과 2017년 이후 신차 개발 자금 조달 문제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가는 쌍용차가 2017년이 되어서야 안정적인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의 실적 컨센서스는 내년 매출 3조3330억원, 영업손실 860억원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왔다. 2017년에 가서야 매출액이 3조7750억원으로 상승하며 영업이익도 270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서는 것으로 예상됐다. 이 때문에 주가 역시 계속 8000~1
지난 4월 24일 52주 최고가인 1만1500원을 찍은 후 줄곧 하락세를 보여 10일 종가 8000원으로 마무리했다. 1년 전 주가인 7150원과 비교하면 별다른 상승이 없는 주가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에 흑자 전환은 단기적으로는 주가 모멘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