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이소훈(38) 부천지점장의 말이다. 그는 올 1월 지점장으로 승진했다. 증권업계가 다른 금융업권보다 더 젊고 덜 보수적이라고는 하지만 30대, 그것도 여성 지점장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에서도 여성 지점장은 이소훈 지점장을 포함해 5명 밖에 되지 않는다.
이소훈 지점장이 사내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그가 젊은 여성지점장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가 부천지점장으로 발령받은 이후 부천지점은 사내 지점 평가에서 전국 지점 가운데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중상위권에서 최상위권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이 지점장은 지점 실적 상승의 요인을 팀워크에서 꼽았다. 지점 직원 8명이 비슷한 나이 또래이다보니 잘 뭉치면서 시너지를 낸다는 설명이다.
이 지점장은 “부천지역은 외지인이 많기 때문에 많이 뛰면서 사람을 많이 만나는 수 밖에 없다”라면서 “지난해부터 이 지점에 근무한 이후부터 자연스럽게 직원들과 언니 동생하는 관계를 갖다보니 지점장이 된 후에도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된다”라고 말했다.
지점 실적이 좋다보니 가장 좋은점은 지점 직원들의 후한 평가다.
그는 “지점장 첫 발령후 가장 힘든 부분은 직원들을 평가하는 것이었다”라며 “어찌됐든 상대평가를 해야 되는데 지점 성적이 좋으면 다들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사실 미래에셋증권의 영업 스타일은 다른 증권사 지점과 매우 다르다. 일반 증권사 직원들은 좋은 종목을 발굴해서 고객들에게 추천하고 그 주식의 매수·매도 타이밍을 잡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자산 관리를 추구한다. 물론 몇 배의 이익을 남기지는 못하지만 그만큼 안정성이 더 높다. 미래에셋증권의 초식 동물 같은 영업 방식에는 보다 꼼꼼하고 고객과의 친밀도와 신뢰도가 높은 여성이 오히려 더 강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지점장은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것은 글로벌자산배분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고 편안한 노후를 대비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주택마련자금, 장기투자자금, 결혼자금, 노후자금 등 돈에 꼬리표를 달아서 여기에 맞춰 리스크와 수익률을 관리하기 때문에 고객 1명당 상담 시간이 1~2시간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영업 15년차인 그는 여전히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의 영업 노하우는 다름 아닌 독서다. 책을 많이 읽으면 더 많은 연령층과 공감대가 생기고 대화의 주제도 풍부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1911년생 할아버지 고객을 맡게 됐는데 그 분이 가장 기억이 남는다”라며 “그 분이 돌아가신 후 아드님이 찾아와 ‘아버님이 그동안 고마웠다며 밥 한끼 대접해드리라고 하셨다’면서 회식비가 담긴 봉투를 전해주신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도 사모님과 장성한 두 자녀분들의 자산 관리를 맡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증권맨 생활 중 올해가 가장 힘든 장세라고 말한다. 상반기에 반짝 오르기도 했지만 여전히 국내 증시가 4년째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재미 없는 장세가 너무
이 지점장은 “지난 3분기 말에 증시가 조정을 받았을 때 추가 매수를 했고 지금은 연말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최근에는 리밸런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신흥국의 비중을 줄이고 선진국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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