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ETF를 활용해 자산 배분을 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보유한 '쿼터백(QUARTERBACK)'이 11월 정식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 9월 21일부터 주요 금융기관을 상대로 베타(시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쿼터백은 국내 퀀트 분석의 최고수로 손꼽히는 김승종 전 키움증권 계량분석팀장과 KTB자산운용 출신인 양신형 펀드매니저가 의기투합해 2013년 설립했으며 삼성증권 리서치 출신 장두영 부대표, 한국투신운용 글로벌 자산 배분 총괄매니저 출신 조홍래 이사 등이 주요 멤버로 합류했다.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을 보유한 쿼터백테크놀로지와 이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쿼터백랩으로 나뉜다.
양신형 쿼터백랩 대표는 "쿼터백랩이 다음달 중 투자자문업 인가를 획득하면 곧바로 로보어드바이저 정식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우선 KDB대우증권 등 6개 증권사와 다음달 서비스를 내놓고 은행·보험사와도 연내 서비스 개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이 지난달 중순 디셈버앤컴퍼니, AIM과 로보어드바이저 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서비스를 국내에서 시작하는 건 쿼터백이 처음이다. 디셈버앤컴퍼니나 AIM 등 다른 로보어드바이저 개발업체들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에 관심을 두고 개발업체들과 협력을 추진 중이다.
그렇다면 로보어드바이저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까. 우선 투자자에게 다섯 가지 안팎의 간단한 설문을 실시해 위험 성향을 진단하고 투자자금의 성격, 금액, 목표수익률 등을 파악한다. 이어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자별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투자자와 일임계약을 맺은 PB를 통해 투자자산 배분을 실행한다. 이후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로보어드바이저가 자동으로 자산 비중을 조절하게 된다.
로보어드바이저 주요 투자 대상은 ETF다. ETF는 주식처럼 온라인으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주식·채권뿐만 아니라 원자재·환율·부동산 등 거의 모든 자산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쿼터백은 글로벌 주식시장에 상장해 있는 ETF 2500개의 특징과 성과, 상관관계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투자자 요구와 시장 상황에 따른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미국에서는 2013년부터 웰스프런트와 배터먼트 등 12개 금융업체들이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형 운용사들도 올해 들어 관련 서비스 기업을 인수하면서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지난 8월 말 퓨처어드바이저를 2000만달러에 인수했고, 지난달에는 애버딘자산운용이 운용자산 15억파운드 규모의 '파메니온 캐피털 파트너스'를 인수했다.
박지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일반 자문사는 투자금액의 1% 이상을 수수료로 지급해야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는 0.5% 정도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면서 "저렴한 수수료와 단순함을 장점으로 인터넷에 능숙한 밀레니얼(1980년
■ <용어 설명>
▷ 로보어드바이저 : 로봇을 의미하는 로보(Robot)와 자문가를 의미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로, 컴퓨터나 모바일을 통해 포트폴리오 조정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말한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