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돈 되는 단체보험 가입자에게는 고개를 숙이고 돈 벌이에 도움이 되지 않는 개인보험 고객은 홀대하는 등 이중적인 행태를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보험 약관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고객이 누구인지에 따라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단체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각종 편의를 봐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관상 보상이 어려운 사고 등에 대해 우회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규모가 제법 큰 기업의 경우 ‘슈퍼갑’이 되곤 한다.
익명을 요구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금융사들의 퇴직연금 고객 유치를 위해 고수익 과당경쟁을 자제하라고 했는데, 정작 자신(금감원)들이 가입하기 위한 금융사 선정 시 통상보다 과도한 수익률 보장을 요구해 욕을 먹은 적이 있다”며 “개인보다는 다수의 가입자를 확보한 회사나 단체의 목소리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체보험은 개인보험과 달리 사업자나 단체에 소속된 다수가 하나의 계약으로 일괄 가입하기 때문에 건당 보험료 규모가 크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한명씩 상대하는 개인보험 대비 단번에 매출을 올릴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억대 계약이 많은 단체보험은 계약 한건으로 고액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며 “계약만기와 함께 재계약 유치 여부가 영업담당자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기 때문에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단체보험은 인맥을 통해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가 많아 시장개척이 어렵다”면서 “민원이나 불만이 접수되면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반면 개인보험 고객은 상대적으로 찬밥 신세다. ‘한사람 계약 안 해도 그만
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 고객의 경우 재계약을 다시 못한다 해도 회사 입장에서 큰 손해는 아니다”라며 “단체보험 대비 개인보험 고객이 홀대 받고 있는 것은 영업여건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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