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230곳 가운데 61%에 해당하는 140곳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지난 6월 말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표 기업의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저조하자 3분기에 대한 눈높이를 부랴부랴 낮추고 있는 것이다.
2분기 합계 5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적자로 충격을 안겨준 조선 '빅3'의 경우 3분기 실적도 암울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회성 손실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빅 배스(Big Bath)'로 2분기 최악의 고비를 넘겼다지만 3분기에도 사정은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지난 6월 말에서 10분의 1 토막이 나 상장기업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컨센서스가 917억원에서 68억원으로 92.6%나 감소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현대중공업(-56.0%) 삼성중공업(-45.4%)의 3분기 실적 전망치도 줄고, 한진중공업(-25.1%) 현대미포조선(-24.4%) 등 다른 조선주들도 충격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정우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분기 대규모 충당금 설정으로 3분기 영업이익률이 회복되겠지만 그 강도가 매우 약할 것"이라며 "저마진의 해양 생산설비 비중이 늘고 신규 수주도 둔화되는 추세라 조선주 이익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IT업계의 3분기 전망도 어둡긴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중심으로 삼성·LG그룹 전자 계열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줄줄이 내려가고 있다. 2분기 '어닝 쇼크'를 낸 LG전자의 경우 3분기 수익성 악화에 시달릴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3340억원에서 2392억원으로 28.4% 감소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TV 부문은 원화 약세의 부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보여 3분기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7조4500억원에서 7조600억원으로 5.3% 떨어진 데다 6조원 후반대까지 점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 제품 갤럭시S6의 2분기 판매 성과가 예상보다 고전하자 당장 눈앞의 실적보다도 하반기에 대한 염려가 커졌다"며 "3분기에 갤럭시S6 가격 인하로 대응하면 마진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업종 대장주인 한미약품도 어닝 쇼크 후폭풍으로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66억원에서 113억원으로 32.3% 내려왔다. 문제는 아직 2분기 실적의 뚜껑조차 열지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IT 업종의 어닝 쇼크는 일단 지나간 이슈이기 때문에 시장의 관심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화장품주나 중국 소비주의 2분기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