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 측이 주가 방어를 위해 제일모직 자사주 매입 속도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8일 삼성물산 주가는 전일 대비 1.55%(900원) 내린 5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을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 5월 22일 종가 5만53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삼성물산 합병 반대매수청구권 행사가 5만7234원을 밑돈다.
이 같은 삼성물산 주가 단기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제일모직과의 합병안 통과 이후 외국인들이 '실망 매물'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삼성물산 지분은 합병 주주총회 직전인 지난 16일 33.23%에서 지난 27일 31.20%로 2.03%포인트 줄었다. 해당 기간에 외국인이 내다 판 삼성물산 주식은 320만주에 육박하며 이날 종가 기준 환산 1822억원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긴장의 기색이 역력하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물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합병 절차가 순탄하게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매수청구권이 행사될 경우 규모에 상관없이 해당 주식을 모두 사들일 계획이다. 다만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 자사주 매입을 밝힌 제일모직이 자사주 매입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비율이 1대0.35로 결정돼 있기 때문에 제일모직 주가와 삼성물산 주가는 연동해 움직이고 있다. 해당 비율을 벗어나 삼성물산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고평가된 제일모직 주식을 팔고 저평가된 삼성물산 주식을 사들여 이익을 남기는 '무위험 차익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사주 매입을 통해 제일모직 주가 방어에 나설 경우 삼성물산 주가 하락을 막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제일모직은 지난 23일 오는 10월 23일까지 자사주 250만주를 사들인다고 공시한 바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제일모직 자사주 매입기한은 양사 합병 직전인 다음달 31일까지나 마찬가지다. 법조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지난달 10일 자사주를 KCC에 매각했기 때문에 3개월 뒤인 9월 10일까지 자사주 매입이 금지된다"며 "합병법인 출범 이후에는 해당 규정 탓에 제일모직 자사주 매입은 법적 논란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물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한이 다음달 6일이라는 점에서 해당 시점까지 제일모직 자사주 매입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수청구기한까지 제일모직이 자사주 250만주를 모두 사들일 경우 매일 25만주를 사들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제일모직은 자사주를 지난 24일과 27일 각각 9만9500주, 12만6300주 매입한 상황으로 이날도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제일모직 거래량은 하루 30만~50만주 수준이다.
제일모직이 자사주 매입에 속도를 낼 경우 주가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모직 주식 중 실제로 유통되는 주식 비중은 전체 주식의 9.4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윤 연구원은 "주요주주인 삼성 측, KCC, 국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