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시사에도 불구, 그리스 구제금융 법안 의회 통과로 대외 우려감을 떨쳐내며 상승 마감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관련 주총을 하루 앞두고 삼성그룹주가 동반강세를 보인 것도 증시에 힘을 보탰다.
1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4.98포인트(0.72%) 오른 2087.89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0.38포인트 오른 2073.29에 개장한 후 줄곧 보합권 장세를 유지했지만 기관의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2080선에 안착하며 상승 마감했다. 다만 전날 대우조선해양이 대규모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고 이날 POSCO의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도는 등 본격적인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불안감이 확산된 것이 코스피의 추가상승을 저지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그리스에 70억유로 규모의 긴급 자금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그리스 우려가 해소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16일 코스피 개장 직전에는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를 위한 법안들이 그리스 의회를 통과했다. 부가가치세 인상과 연금 삭감, 통계청 독립성 강화, 재정 지출 자동삭감 등 4개 법안에 대한 표결에서 전체 의원 300명 가운데 229명이 찬성했다.
지난밤 옐런 의장은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하반기 통화정책 청문회에 출석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날 발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모든 산업에 걸쳐 고용 수준이 증가했거나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며 미국 경제를 보는 시각이 더 낙관적으로 기울었음을 시사했다. 경기 개선은 장기적으로 증시에 긍정적인 재료지만 Fed의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점은 지수에 부담 요인이다.
코스피는 업종별로 혼조를 보인 가운데 의료정밀과 섬유의복은 4~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매매주체별로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417억원, 99억원 순매수에 나선 가운데 개인은 420억원 순매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270억원 매수 우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를 보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주총을 하루 앞두고 합병안 통과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그룹주가 동반 약진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각각 5.72%, 3.43% 올랐고 삼성전자와 삼성에스디에스도 각각 3.81%, 9.35% 상승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3% 이상 강하게 상승하면서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며 “다만 전반적으로 2분기 실적에 대한 경고음이 늘어났기 때문에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형주는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올해 2분기에 2조원 이상의 적자를 낼 것으로 알려진 대우조선해양은 6.51% 급락했다.
이날 거래소 시
코스닥은 전일 대비 12.81포인트(1.68%) 오른 774.40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은 강보합으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상승폭을 확대하며 장을 마쳤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