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5000억원 규모로 조성되는 '삼성SRA글로벌코어오피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호(가칭)'에 각각 1800억원과 700억원씩 총 25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2500억원은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보험사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도 잠재 출자자로 거론된다. 펀드 결성 작업과 투자처 발굴은 삼성생명 자회사인 부동산 투자전문 운용사 삼성SRA자산운용이 맡았다. 삼성증권도 펀드 결성작업을 측면에서 지원한다.
이들은 조만간 펀드 결성을 마무리 짓고 7~8월부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현지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 등을 고려한 레버리지 효과를 감안할 때 펀드를 활용한 총투자 규모는 1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이미 유럽·미국·호주 지역 오피스 빌딩을 중심으로 우량 투자처를 물색 중이다. 적게는 3개에서 많게는 5~6개 투자 자산을 펀드에 담을 예정이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해외 투자 부동산 펀드 결성에 총출동하는 것은 초저금리 기조에 따른 자산운용 여건 악화의 해법을 글로벌 대체투자에서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해외 핵심 지역 부동산 투자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은 물론 되팔 때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특히 이번에 결성될 펀드는 블라인드형 펀드(투자 대상이 정해져 있지 않은 펀드)로 좋은 투자물건이 나오면 운용사가 발빠르게 판단해 능동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전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결성되는 사모형 해외 부동산 펀드로는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전 세계 투자자들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한 발짝 늦은 의사결정으로 우량 물건을 눈앞에서 놓치는 국내 기관들이 적지 않다"며 "이번에 결성될 펀드가 해외 부동산 투자 기회를 찾는 데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최근 수년간 자산운용 포트폴리오에서 해외 오피스 빌딩 등 대체투자 자산의 비중을 늘려왔다. 삼성생명은 지난해에만 1조원 안팎의 자금을 해외 부동산에 투자했다. 삼성전자와 이탈리아 밀라노의 1300억원대
[강두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