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현대기아차가 중국 내 생산량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동안 억눌려왔던 자동차 부품업종 주가가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6일 김형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자동차 부품사 주가 랠리는 모두 현대기아차의 중국 생산 확대에서 촉발된 바 있다”며 “2016년부터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예정이기 때문에 부품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생산능력이 107%(48만대) 늘어났던 2007~2010년에 부품사 매출액은 53% 늘어났고, 2차 생산능력 확장기였던 2012~2013년(55% 증가)에는 부품사 매출액이 24% 성장했다. 부품업체들의 영업이익이 완성차 생산량에 따라 좌우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에서 4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2016년 말께 완공해 소형차 20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충칭시에서 30만대 규모의 5공장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중국에서 현대기아차의 생산능력은 연 167만대였지만 오는 2018년까지 253만대로 51%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 화폐가치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 러시아에서는 최근 유가 상승 덕분에 루블화가 반등하고 있어 루블화 약세 우려가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다. 헤알화 가치 역시 최근 10% 가량 반등했다.
다만 1분기 실적을 확인한 뒤 자동차부품주에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는 지적도 있다. 자동차부품업체들은 아직 1분기 실적 발표 전인데 어느 정도로 나쁘게 나올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0%에 육박하던 완성차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8% 밑으로 떨어졌다”며 “영업이익률이 3~4%에 불과한 자동차부품업체들은 적자전환하는 사례도 많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최근 국내 증시 상황이나 해외 동종업종과 동떨어진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코스닥 지수는 계속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자동차 부품업종 지수는 오히려 1%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9.9%) 유럽(+45.3%) 중국(+42.8%) 인도(+6.8%)의 자동차 업종지수 상승률과 비교해도 크게 부진한 수준이다. 금융정보 분석업체인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더라도 자동차부품 업종지수는 지난 2011년 7월 1만1956까지 올랐지만 4일 종가 기준으로 8271에 불과하다.
이는 환율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가 러시아 브라질 시장에 공을 많이 들였지만 이들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현대기아차를 따라 신흥국에 공장을
KTB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에 불과해 글로벌 평균보다 42% 정도 낮다. 현재 대원산업, 세종공업, 한일이화 등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도 채 안 되는 차부품 기업이 수두룩한 상황이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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